[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이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신흥국발(發)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제15차 금통위 의사록(지난 8월 13일 개최)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미국의 지난 금리인상기에는 우리 경제가 미국의 경기와 동조화되면서 견실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미국과의 경기 동조화가 약화되면서 외국인 국내 투자 유인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선진국과 신흥국간 동조화 약화로 취약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BIS 연차보고서 내용을 언급, “중국의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중첩되면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의 자금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B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데다 내부적으로 고령화,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금리인상기에 자본유출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요인까지 가세하며 추가적으로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이 유출할 가능성이 없는지 여부를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면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C 위원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시점이 다가오면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의 자본이 유출되고 그 영향으로 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가치 하락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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