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안전하게, 공짜로 ‘부릉부릉’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기업 사회공헌 활동은 진화 중이다. 단순 기부는 옛말이다. 재능기부와 지역사회 기여활동, 해외 봉사활동, 장애인 지원, 문화예술 활동 등 자신들만의 특생과 장점을 활용해 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잡아다 주는 것’이 아닌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세대와 지역의 경계를 뛰어넘고 있는 기업의 ‘나눔 경영.’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향기를 연속기획으로 담는다.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는 버스가 있다. 사용료는 무료고 40명이 넘는 단체도 가능하다. 친절하고 안전한 서비스는 기본이다. 전세버스 광고가 아니다. 바로 삼성카드가 비영리단체를 위해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삼성카드 ‘열린버스’ 이야기다.

높은 현실의 벽

삼성카드는 지난 3월부터 사회복지단체와 장애인·아동·노인복지관, 지역아동센터, 학교, 사회적 기업, 봉사단체 등 비영리 단체의 야외활동을 지원하는 열린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기준 등록 자동차 대수가 2000만대를 육박한 시대에 “차량지원이 어떤 의미가 있을 까”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 교통 지원이 절실한 곳이 많다. 소규모 비영리단체들이 대표적이다. 아동센터의 경우에는 차량 보유율이 1%대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삼성카드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보다 실용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열린버스를 운영하게 됐다.

실용적이고 진정성 느껴지는 사회공헌
고객과 가족, 임직원이 함께하는 ‘나눔’

열린버스의 운영에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접수하고 있는 사회공헌 아이디어인 ‘열린제안’이 큰 역할을 했다. 삼성카드는 열린제안에 누적 접수된 아이디어의 약 50%가 아동·청소년 관련 제안이며, 이중 40%정도가 문화·여가 관련 테마가 차지하고 있는데 주목했다. 이는 소외 아동들의 문화·여가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빠듯한 예산으로 운영되는 많은 비영리단체들에게 교통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부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황을 반영하게 된 것이다.

삼성카드는 비영리단체의 교통비 걱정을 덜어주는 동시에 수혜자들이 더 많은 실용적 혜택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지난 3월 11일부터 열린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100% 삼성카드 임직원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버스 외관은 삼성카드 디자인센터의 직원이 재능기부로 디자인을 제공했다. 외출할 때의 즐거운 기분을 반영해 화사하게 겉면을 장식하고, 탑승자들이 멀리서도 차량을 잘 발견할 수 있도록 밝은 색채로 외관을 감쌌다. 많은 인원이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차종은 45인승 대형으로 선정했다.

열린버스는 현재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인기리에 운영 중이다. 열린버스는 지난 3개월여 운영을 하는 동안 지구 1/4바퀴에 해당하는 1만4000㎞를 달렸다. 운행 횟수는 총 74회에 달하고, 운행시간은 약 300시간이다. 2300여명의 학생과 노인, 장애인, 어린이들이 열린버스를 타고 나들이에 나섰다. 차량 지원이 필요한 이웃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배움을 얻고, 또 새로운 곳에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조력자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열린버스는 매월 경쟁률이 3대 1에 달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나들이 갈증 해소

열린버스를 이용한 한 아동복지센터 관계자는 “차량 문제로 거주하는 곳 이외에는 떠난 적이 없었는데, 열린버스를 이용해 처음으로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다녀왔다”며 “센터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영길 삼성카드 상무는 “버스 임차비가 없어 외부 활동을 못했던 아이들과 장애인, 사회 소외계층에게 가장 꼭 필요했던 ‘버스’를 임직원 기부금을 통해 지원해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작지만 가장 진정성 있고 실용적인 나눔 활동”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어 “우리 사회가 사회공헌을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만 인식해 단순한 퍼주기식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제 그동안의 사회공헌활동에서 한걸음 나아가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기업의 역량을 투여해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하는 활동으로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열린버스는 연 250회 운행을 목표로 운영 중에 있으며, 향후에도 꾸준히 비영리단체의 발이 돼줄 계획이다. 열린버스의 이용을 원하는 비영리단체는 삼성카드 열린나눔 열린서포트 페이지에서 매월 1일부터 7일까지 사연을 접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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