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용진 기자] 유통업계에 치열한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이 또다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면세점 재승인은 큰 하자가 없을 경우 대부분 그대로 재승인을 내줬다. 하지만 최근 휘몰아친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생긴 반(反) 롯데 정서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특히 정치권은 롯데 기업 구조상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을 일본에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을 하며 하반기에 있을 면세점 허가를 내주면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 형성은 올해 하반기 면세점 재승인 경쟁에 있어 기존 사업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어 버렸다.

이에 발맞춰 관세청 측에서는 롯데 면세점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하에 경쟁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놨다. 즉 기득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롯데 소공동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재승인에 빨간불이 켜진 것과 다름없다.

정부가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설립된 일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사실상 지배하는 호텔롯데에 면세점 특혜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자 지난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마렸던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측은 다시금 입찰 참가를 고심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특허신청에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측이 참가한다면 전례없는 면세점 대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측은 공식적으로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신세계 면세점 수성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을 위해 설립한 ‘신세계 DF’ 조직을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신세계 측은 다음달 25일까지 서울 입성 재도전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DF는 부산 시내 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을 운영하는 법인과 향후 운영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에 그 목적을 둔다고 볼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해 조직이 정리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대한 재도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국내 5대 법무법인인 김앤장·율촌 등과 접촉하는 등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문도 유통업계에서 돌고 있다.

특히 면세점 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려던 정용진 부회장이 하반기 면세점 사업권 재도전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다음달 25일까지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에 대해 ‘신세계 DF’ 측에서 사업 계획서 등을 올린 뒤 입찰에 참여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그룹도 서울시내 면세점 재도전 카드를 두고 장고 중이다.

현대백화점 그룹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운영으로 얻은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에 미뤄볼 때 참전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현대백화점 그룹이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을 위해 설립한 ‘면세점 합작법인 현대DF’도 현재까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 합작법인 현대DF’가 존재하는 것을 미뤄볼 때 그룹 차원에서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도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 면세점측이 일본으로의 국부유출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면세점 수성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며 “이 경우 신세계와 현대 측의 면세점 입찰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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