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영국에 사는 5살 소년 루이스 다이아몬드군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네덜란드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32)였다.

영국 가디언은 15일(한국시간) 판 페르시를 유독 좋아하던 다이아몬드가 터키 프로축구 페네르바체 구단의 도움으로 자신의 우상과 재회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2013년 맨유로 이적한 판 페르시는 이적 첫해 30골을 넣으며 팀에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선사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크고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눈밖으로 벗어났다. 결국 지난달 페네르바체행을 결정, 터키로 둥지를 옮겼다.

다이아몬드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자신의 우상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졌다. 아버지인 샘 다이아몬드는 지난달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판 페르시, 당신이 떠나 내 아들의 마음이 찢어집니다’라며 2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 나온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방에 붙여둔 판 페르시의 사진을 보며 대성통곡했다. 달래는 어머니의 손길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판 페르시가 향한 터키에도 이 소년의 이야기가 알려졌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페네르바체 서포터스들은 2000달러(약 235만원)를 목표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다이아몬드가 다시 판 페르시를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아지즈 일디림 페네르바체 회장도 다이아몬드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 일디림 회장이 직접 나서 다이아몬드 가족을 터키로 초대했고, 가족들도 초대를 받아들여 터키행이 결정됐다.

다이아몬드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의 쉬크뤼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네르바체와 에스키셰 히스포르의 터키 슈퍼리그 개막전을 관전했다.

우상인 판 페르시는 선발로 출전하지 않아 가슴을 졸였다. 그러나 후반 17분 경기장에 투입돼 다이아몬드 가족과 터키 관중들 앞에서 실력을 뽐냈다. 30여분간 활약한 판 페르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다이아몬드 앞에서 체면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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