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무려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의 날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8일 북한을 상대로 10년만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오후 6시1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이번 대회 우승을 놓고 북한과 마지막 대결을 벌이게 된 것이다.  

북한과 나란히 2승을 기록한 한국 여자축구는 북한을 반드시 꺾어야 이번 대회 우승할 수 있다. 비기면 골 득실에서 앞선 북한에 우승을 넘기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 2005년 초대 대회 이후 10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하게 된다. 동시에 북한을 꺾는 것도 10년만이 된다. 

2005년 동아시안컵 당시 태극 낭자는 북한을 1-0으로 제압하고 1위에 올랐다. 비겼더라면 우승은 북한의 몫이었다.  

10년이 지난 이번 대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북한을 넘어서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날은 10년 만에 찾아온 '운명의 날'이자, '기회의 날'인 셈이다. 

북한과의 역대 전적은 1승1무13패로 절대적인 열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북한은 8위로, 17위의 한국보다 9계단이 높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이 1-0으로 물리쳤던 중국을 북한은 3-2로 돌려세웠고, 태극낭자가 2-1로 역전승했던 일본에는 4골을 퍼부으며 4-2로 격파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북한이 앞서지만, 태극 낭자들 역시 만만치 않다.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과 일본을 연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북한에 아쉽게 1-2로 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된 터라 설욕의 의지가 강하다.

윤덕여 감독은 북한 김광민 감독과 1990년 통일축구 때 남북화해의 대결을 펼치고,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 23년 만에 감독으로 만난 인연도 갖고 있다.

그러나 윤 감독은 "승부의 세계에서는 우정을 내려놓는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기도 했다.

윤덕여호가 북한을 꺾고 10년 만에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설 수 있을지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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