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한종민 기자] 지상파 TV 드라마가 케이블 시청률에 밀리며, 심각한 시청률 부진을 보이고 있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월 첫회 4.2%(전국 기준)로 출발한 KBS2 금요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시청률은 이후 내리막길로 치달으면서 지난 24일 마지막회는 2.4%(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저 시청률로 체면을 구겼다.

애초 50부작으로 기획된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은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26회 만에 조기종영했다. 지난 1월 첫 방송에서 2.9%로 출발한 후 시청률 2% 부진의 늪에 빠졌으며, 마지막회도 5.2%의 시청률로 씁쓸하게 퇴장했다.

시청률 부진으로 오후 9시대에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는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SBS는 지난 3월 종영한 <떴다 패밀리>를 끝으로 창사 이래 24년간 <주말 8 뉴스>에 이어 편성해온 주말극을 폐지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 11회는 시청률 4.8%(전국기준),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4회는 시청률 4.9%(전국 기준)에 그쳤다. 또 지난 26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10회는 5.5%, 지난 23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 6회는 7.9%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인터넷(IP)TV,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방송형태의 등장으로 경쟁이 한층 심화된 것과 기존 드라마에서 나왔던 상투적인 주제나 스토리, 진부한 연출 등을 지상파 TV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텔레비전 매체의 특성을 감안해야 될 것 같다. 지상파 텔레비전 매체는 우리나라 평균적인 사람이 많이 보는 미디어”라며 “예전에는 지상파 외에 별다른 매체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해서 봤는데, 지금은 다매체 시대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 기호도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것이나 마니아층, 장르적인 특성을 가진 드라마들이 케이블로 많이 이동했고, 대체적으로 막장에 가까운 가족주의나 극단적인 상황 설정에 관련된 드라마들은 지상파 주말드라마에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드라마들은 좀 더 좋은 드라마, 트렌디한 드라마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보지 않는데, 문화 지체 현상이 약간 남아 있어서 고정 시청률이 조금은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높은 시청률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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