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금호산업 매각가를 두고 채권단과 우선협상권자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채권단 중 가장 높은 의결권을 가진 미래에셋이 주채권은행의 참석 요청을 거절해 그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측 대리인과 매각가격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에 앞서 산은은 채권단 중 가장 높은 의결권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애 참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화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동안 미래에셋과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매각가를 두고 불협화음을 냈다.

미래에셋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며 “금호산업 매각가로 1조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2010년 금호산업 재무구조개선작업 개시 당시 주당 6만원에 출자전환을 단행했기 때문에 최소한 그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채권단은 매각가로 65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1차 본입찰에서 호반건설 한 곳만 참여했고 인수 희망가 역시 6007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이 주 이유다.

삼일·안진회계법인은 금호산업의 가치와 관련해 채권단 보유지분 57.6%의 가치를 6000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은 박 회장이 우선협상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제3자에게 팔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CJ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를 포함해 7곳이 뛰어든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매각도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자가 결정되면 실탄을 준비한 나머지 업체들이 금호산업에 군침을 흘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각된 KT렌트가가 1조원 수준에서 매각가가 결정됐다”며 “렌트카 업체와 국적 항공사 경영권을 쥔 회사가 같은 값에 매물로 나왔을 경우 경영자 대부분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채권단은 미래에셋의 회의 불참에 부정적인 불만을 표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중요한 매물을 팔기위해 어렵게 마련된 자리”라며 “참석하지 않는 행동은 무책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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