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2000년대 들어 앞다퉈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던 국내 유통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일부 기업은 현지화에 성공한 반면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업종도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매출 부진으로 인해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올 연말까지 중국 산둥성의 칭다오시 2곳, 웨이하이시 1곳, 웨이팡시 1곳 등 매장 4곳을 폐점한다. 2009년 79개에서 2013년 107개로 늘어났던 중국 점포 수는 지난해 103개(신규 출점 4개, 폐점 8개)로 감소했다.

이마트도 한때 27개까지 늘었던 점포 수가 지금은 7개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 중국 텐진 지역의 아오청점, 꽝화차오점, 메이쟝점, 홍차오점 등 4개 점포를 철수했다. 올해는 상하이 지역 진차오점이 문을 닫았다.

중국에서 대형마트들이 안방 시장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고전하는 동안, 홈쇼핑 업체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GS홈쇼핑은 2012년 중국 홈쇼핑 시장에 진출해 2013년 4120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취급고는 5532억원으로 증가했고, 414억원의 대규모 영업이익도 기록했다.

2004년 진출한 CJ오쇼핑도 현재 중국 내 운영중인 홈쇼핑 법인 3개의 연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업계는 중국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이들 해외 진출 성적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진출 당시 현지 법인과 각각 '차이나홈쇼핑그룹', '동방 CJ'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시장 안착을 노렸다.

유력 현지 기업과 손잡으면서 채널을 확보하고 현지 시장에 알맞은 배송 및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용이했다. 안정적인 상품 공급과 물류 배송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중국 소비자들은 현지 업체들의 과장 방송, 낮은 서비스 질로 인해 홈쇼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진출 업체들은 이를 바꾸기 위해 질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 GS홈쇼핑은 중소기업 수출지원시스템으로 중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우수제품을 확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했다. CJ오쇼핑 또한 글로벌 아웃소싱 전문 자회사인 CJ IMC로 제품소싱을 전문화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초기 한국과 유통 구조가 다르고 땅도 넓어 물류에 비효율이 발생했다"며 "비효율 매장을 정리해 지역을 선택 및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해 운영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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