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가 1년여 만에 재개됐지만 북한노동자 임금,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5·24조치 등 쟁점 탓에 공전했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45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정회와 재개를 거듭하며 공동위 6차 회의를 가졌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공동위의 최대 안건이었던 북한노동자 임금 인상 문제에서부터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우리 측은 현행 개성공단 노동규정에 포함된 최저임금 인상 한도 5% 조항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노동생산성과 업종특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최저임금 인상 한도 5% 조항을 폐지하고 인상률을 정하는 것은 자신들의 주권사항이란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3통 문제 해결은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른 우리정부의 대북제재조치인 5·24조치에 가로막혔다.

우리 측은 “3통 문제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와 국제화에 필요한 조치고 이미 남북 간에 합의한 사안”이란 점을 강조하며 북측에 3통 문제 해결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북측은 5·24조치 탓에 남북교류에 지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3통 문제 미해결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한 탓에 양측은 회의 종료 후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회의장에서 나온 양측 대표단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악수를 나눈 뒤 헤어졌다.

우리 측 개성공단 공동위원장인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은 회의 종료 후 취재진에게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정말 중요한 조치고 이미 남북이 합의해왔던 것인데 북쪽은 5·24조치 등을 거론하고 우리 쪽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북측을 비난했다.

북측 공동위원장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도 취재진을 만나 “안 한 것보다 못했다. 앞으로 이런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며 “공동위원회가 정말 불필요한 기구란 것을 오늘 느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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