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용진 기자] 대기업 오너들의 자존심이 걸렸던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 경쟁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면세점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0일 오후 5시 인천 중구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대기업에 할당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를 이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대기업 몫의 면세점에는 신세계DF와 현대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롯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 7곳이 참여해 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관세청은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운영인 경영능력(30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판매 실적 등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완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을 반영해 특허 심사를 진행해왔다.

중소·중견기업 몫의 서울 시내 면세점에는 중원산업과 신홍선건설, 그랜드동대문DF, 세종면세점, 동대문24면세점, 에스엠면세점 등 순으로 14개 기업이 참여해 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제주 시내면세점은 3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나타냈다.

▲ 정몽규(왼쪽)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HDC신라, ‘DF랜드’ 구축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면세점 티켓을 따내기 위한 공조를 강화해왔다.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의 지분을 출자하며, 초기 자본금 200억원으로 시작해 1차 년도에만 총 35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지역에 세계 최대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DF랜드’는 한류, 관광, 문화와 쇼핑이 한곳에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듀티프리(Duty Free) 지역을 의미한다. 세계 6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능력과 현대산업개발의 복합개발능력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최대 투자, 최다 고용, 최고 매출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총 6만5000㎡ 중 2만7400㎡에 400여개 브랜드가 들어서는 국내 최대 매머드급 면세점을 만들고, 나머지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교통 인프라와 주차장 등의 연계 시설을 조성한다.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철도 교통망 중심인 용산 지역에 면세점을 유치하면서 지방 관광 활성화도 이끌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호남, 충청, 강원 등 지자체와 용산전자상가연합회, 코레일과 협약을 맺고 ‘K-Discovery 협력단’을 발족했다.

면세점 방문객의 지방 관광을 지원하고 면세점 매장 내 지역특산품 전용관을 설치해 홍보와 판매를 지원한다. 일본의 ‘도쿄 바나나’ ‘나가사키 카스테라’와 같은 지역 명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용산 지역 경제를 도쿄(東京) 아키하바라와 같은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도록 힘을 보탠다. 한강과 이태원, 박물관, 전자상가 등을 주제로 ‘용산 5경’을 개발하고, 관광객들이 면세점과 전자상가를 편하게 오가도록 연결 시설을 새 단장하는 등 침체한 전자상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국내 최대 1120평(3700㎡)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전용관을 마련해 상생에도 힘쓴다. 이곳에는 ▲K(Korea)-Cos(국산 화장품) ZONE ▲K(Korea)-Bag(국산 핸드백) Street ▲지자체특산품전용매장 ▲한국식품명인관 ▲중소기업전용 정책매장(HIT500 PLAZA) ▲한국수산물코너▲코레일 특화매장 등이 들어선다.

대형버스 400여 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하고, 대형버스 전용 진입로를 개설해 서울 시내 면세점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여의도 승부수 통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 면세점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의 동맥인 ‘한강’과 우리나라 정치·경제의 중심지 ‘여의도’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관광코스와 쇼핑 명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측에서 내세운 63빌딩 면세점의 규모는 1만72㎡다. 여기에 아쿠아리움, 한강전망대 등 63빌딩 내 주요 관광시설과 고품격 카페·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시설(2만6400㎡)을 합치면 3만6472㎡ 규모의 대형 쇼핑·문화 관광 공간이 탄생한다.

갤러리아가 깃발을 꽂은 여의도는 우리나라 정치·경제의 중심지로 관광인프라가 충분한 장소다. 여의도는 해외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의 방문이 꾸준하고 인근에 IFC몰과 증권가, 호텔 등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는 부분도 면세점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다.

특히 국회의사당과 한강공원, 노량진수산시장 등은 향후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관광인프라로 활용 가치가 높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63빌딩·여의도·영등포’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은 연평균 16%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시내 관광객 증가율 13%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의도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63빌딩의 자체 문화 콘텐츠와 여의도 인근 관광 자원을 접목,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여의도 인근에 위치한 종합병원과 연계, 의료관광 패키지 상품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00억원을 투자해 면세점과 63빌딩 수족관 등 내부 시설을 새단장하고 다양한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강유람선 프로그램과 노량진수산 시장 투어, 한류스타 초청 콘서트, 여의도 봄꽃 축제, 에코·힐링 투어, 종합병원과 연계한 의료관광, 서울세계불꽃축제 등 13개의 신규 관광 진흥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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