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용진 기자] 롯데백화점이 청소년을 이용해 지나친 상술을 벌이다 비난에 직면했다. 이 백화점이 오는 23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개최하는 ‘러블리 영 콘서트’ 때문이다.

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 콘서트에는 청소년 등 젊은 층이 열광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 ‘인피니트’ ‘레드벨벳’ ‘틴탑’ ‘헤일로’ ‘베리굿’ 등 6개 팀이 출연해 약 2시간 동안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2만석 규모 행사로 롯데백화점이 개최한 역대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젊은 고객의 백화점 방문이 점차 줄어 이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티켓 배포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8일부터 전국 본·지점 50개소에서 하루 30만, 60만, 1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각각 R, V, P석 초대권(1인 2매)을 증정하고 있다. 또 만 14~35세 고객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롯데백화점 ‘영카드’ 보유 고객 중 하루 7만, 1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각각 A, S석 초대권(1인 2매)을 주고 있다.

물론 온라인 및 모바일 이벤트를 열어 당첨자에게 티켓을 제공한다. 하지만 구매고객과 이벤트 당첨자의 티켓 배분 비율은 7대 3으로 구매고객이 압도적으로 크다. 당첨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공연을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등급 좌석인 P석이나 그 아래 등급 좌석인 V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팬들 사이의 정설이다.

그러자 이미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공연에 참여하는 일부 그룹의 청소년 팬 중에는 초대권 확보를 위해 영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뒤 불필요한 쇼핑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그룹 팬클럽에서 다른 경쟁 그룹에 뒤질세라 암암리에 ‘동원령’을 내려 팬들의 콘서트 참석을 종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중고품 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현재 가장 낮은 등급 좌석인 A석 티켓이 장당 2만~3만원에 거래되고, P석은 장당 10만원에 육박하지만 구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티켓을 팔겠다고 입금을 받은 뒤 돈만 챙기는 거래 사기까지 빈발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청소년들은 부모에게 롯데백화점 쇼핑을 요구해 가정 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학부모 단체들은 롯데백화점의 어긋난 상술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강혜승 사단법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구입 금액에 따라 티켓을 차등 증정해 청소년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결국은 학부모의 지갑을 열게하는 것이다”며 “인심은 자신들이 쓰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롯데백화점의 치밀한 전략에 학부모이자 소비자로서 걱정을 넘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경화 사단법인 학부모 정보감시단 대표는 “말이 러블리 영 콘서트이지 의도는 결국 돈을 많이 쓴 사람 순서로 줄 세우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것도 자녀를 움직여 부모 지갑까지 열려고 하는 것이니 너무 비윤리적인 상술이다. 자녀와 부모 사이까지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백화점 측이 알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간 백화점이 진행해온 구매 금액에 따른 사은행사의 일환이다”며 “백화점이 펼치는 다양한 문화행사 중 하나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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