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용진 기자] 이른바 ‘물량 밀어내기’로 남양유업이 부과 받은 과징금 124억원 중 119억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과징금 119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남양유업이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124억원의 과징금 가운데 5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 선고 없이 심리불속행(審理不續行) 기각 처리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공정위는 2013년 “남양유업이 전국 1800여개 대리점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나 주문하지 않은 제품을 강제 할당해 구입하도록 하고 판촉사원 임금을 대리점이 절반 이상 부담하게 했다”며 과징금 124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구입 강제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매출액을 산정해 과징금을 과다하게 매겼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은 지난 1월 “남양유업이 판촉 사원의 임금을 대리점에 전가한 것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이라며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남양유업은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회전율이 낮은 제품 등 일부 물량에 대해서 구입을 강제했을 뿐, 전체 대리점에 전체 품목의 물품 전부를 구입하도록 강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남양유업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구입 강제’ 부분에 해당하는 5억원의 과징금을 초과하는 나머지 과징금 119억원은 취소해야 한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한편 ‘물량 밀어내기’ 수법으로 불공정 거래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웅(62) 전 남양유업 대표는 지난 2일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대표는 남양유업 임직원들과 공모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리점의 주문 내역을 임의로 조작해 주문하지도 않은 물량을 떠넘기고 대리점주들이 항의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반품을 거절하는 식으로 불이익을 주는 등 불공정 거래를 한 혐의로 2013년 7월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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