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제철업계 최강자

포스코의 지난 10년은 파란만장 했다. 2000년대 초 철강업의 호조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 1위로 한국 산업을 견인하던 포스코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철강업 침체에 시름하고 있다. 여기에 검찰의 칼날까지 겨눠지면서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29조2189억원으로 2004년(19조7925억원) 대비 47.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3500억원으로 같은기간(5조537억원) 대비 115.1%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조8260억원에서 1조1390억원으로 70.2%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은 25.53%에서 8.04%로 17.49%포인트 급락했다.

10년 전 포스코의 대표이사는 공채 1기로 포스코에 입사한 이구택 전 회장이었다. 포스코 역사상 첫 공채 출신 최고경영자였다. 이 전 회장은 2003년 3월 포스코 회장에 선임된 뒤 2010년 2월까지 포스코를 지휘했다. 현재 포스코의 수장은 권오준 회장이다.

성적이 나빠지면서 직원 규모는 오히려 10년 전보다 쪼그라들었다. 포스코의 직원수는 지난해 1만7877명으로 1만9377명이던 2004년에 비해 1500명 감소했다. 연봉은 5718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2482만원 늘었다.

반면 재무건전성은 강화됐다.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유동비율은 330.57%로 2004년(240.32%) 대비 90.25%포인트 상승했으며, 부채비율은 32.63%에서 23.83%로 8.8%포인트 떨어졌다.

10년 전 포스코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철강 내수가격의 인상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수익성에 날개를 달았다. 당시 박준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는 내수가격 인상과 수출가격 상승 등에 따른 것”이라며 “내수 및 국제 철강 가격이 강세고 수급이 타이트해 국제 철강 가격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연초부터 검찰수사로 한바탕 곤욕을 치룬 후 맞은 1분기 성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의 주력 수출지인 동남아에서 중국과 러시아산 철강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 유지가 쉽지 않았던 점이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실적이 개선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업황의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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