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캐시카우로 화려한 변신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10년전 모습과 지금의 위상을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편입된 지 2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대표 ‘캐시카우’가 됐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16조8937억원으로 2004년(5조8644억원) 대비 65.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조1095억원으로 같은기간(1조8459억원) 대비 176.8% 급증했고, 당기순이익은 1조6925억원에서 3조7718억원으로 122.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1.48%에서 29.88%로 8.4%포인트 증가했다.

2004년 당시 SK하이닉스의 수장은 우의제 전 사장이었다. 우 사장은 2003년 사외이사 신분에서 경영정상화를 이끌어갈 총괄대표로 선임돼 2007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07년 2월 사임한 우 사장은 현재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검사공정 외주업체인 하이셈 회장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 지휘봉은 박성욱 사장이 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박 사장이 취임한 201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5조원 돌파한 이래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 중이다.

지난 10년 동안 SK하이닉스의 식구는 무려 1만명 이상 늘었다. 연봉도 40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2014년 직원수는 2만1551명으로 1만994명이었던 2004년에 비해 1만557명이 늘었다. 같은기간 직원 연봉은 3545만원에서 7445만원으로 3900만원 증가했다.

이어지는 호성적에 재무 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유동비율은 179.55%로 2004년(131.87%) 대비 47.6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43.42%로 같은기간(99.08%) 대비 55.66%포인트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지난 10년 역사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SK그룹으로의 합류였다. SK그룹의 간판이자 국내 최대 정유화학사인 SK이노베이션이 적자의 늪에 빠진 사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을 넘기며 SK그룹에 가장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 효자로 변모했다.

현재 SK하이닉스 매출의 70~80%는 D램이다. 10년 전만 해도 D램 가격이 하락해 SK하이닉스의 영업실적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램 시장에서 126억6600만달러의 매출로 시장 2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나아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도 진출해야 5년, 10년 뒤를 내다볼 수 있다고 말한다. SK하이닉스의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이닉스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나노대 D램과 트리플레벨센 낸드플래시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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