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덕거리는 1등 기업의 성공신화

[파이낸셜투데이=특별취재팀]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SK텔레콤, 현대제철, 기아자동차, 삼성생명, 기업은행. 2014년 개별 기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뽑은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10대기업이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창간 10돌을 맞아 이들의 10년사를 되짚어봤다. 10대기업의 10년 전 실적은 매출 174조원, 영업이익 26조원, 당기순이익 22조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365일, 24시간 불을 끄지 않고 달려온 결과는 어떨까? 기업들의 곳간은 알곡으로 채워져 있을까?

삼성전자의 성공신화는 10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2004년 순이익 100억달러 클럽에 처음 가입했고 플래시메모리 전체 세계 1위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반도체에 이어 최대무기가 된 ‘갤럭시 시리즈’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삼성전자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137조8255억원으로 2004년(57조6324억원) 대비 139.1%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3조9250억원으로 같은기간(12조169억원) 대비 15.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조7867억원에서 14조5918억원으로 35.3%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20.85%에서 10.10%로 10.75%포인트 떨어졌다.

2004년 당시 삼성전자의 수장은 이건희 현 삼성그룹 회장이었다. 현재 이 회장은 삼성전자 미등기임원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과 신종균, 윤부근 사장이 이끄는 3인방이 이끌고 있다. 권 부회장은 반도체사업을, 신 사장과 윤 사장은 각각 스마트폰, 가전제품 부문을 맡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전자의 식구는 무려 4만명 가까이 늘었다. 연봉도 3000만원 넘게 증가하면서 직원 평균연봉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의 2014년 직원수는 9만9382명으로 6만1899명이었던 2004년에 비해 3만7483명이 늘었다. 같은기간 직원 연봉은 7130만원에서 1억200만원으로 3070만원 증가했다.

재무건전성은 더욱 안정적으로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유동비율은 219.99%로 2004년(160.06%) 대비 59.93%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23.65%로 같은기간(27.22%) 대비 3.57%포인트 내렸다.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반도체는 여전히 최고 효자상품이다. 2004년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던 제품은 낸드플래시메모리였다. 당시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핸드폰 등 휴대용 가전기기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플래시메모리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기존 주력 반도체였던 D램까지 힘을 보태면서 삼성전자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반도체 사업부는 삼성전자 실적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알짜배기 종목이다. 문제는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새 신화를 써내려간 스마트폰이다. 중국 저가폰의 공세로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6 실판매량이 기존 시장 기대치인 5000만대를 하회할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있다”며 “반도체 사업 실적이 스마트폰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