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품고 ‘건설 공룡’ 노린다

[파이낸셜투데이=이신영 기자] 호반건설은 영업력과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에서 업계 최상위라는 평이다. 2007년 1866억원에 불과했던 호반건설 매출은 2013년 1조1935억원으로 올랐다. 순이익은 1091억원이다. 업계에서는 호반 계열사 총매출은 연간 2조원이 넘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은 전국의 주요 ‘혁신도시’에서 1만5365가구를 공급했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집계한 연간 주택공급 실적 1위에 올랐다. 지난해 4200가구에 비해 4배 가까이 올랐다. 호반건설 이외 건설사 중 1만 가구 이상 공급한 곳은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4곳에 불과하다.

호반건설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정기적인 현장 초청과 외부 전문가의 품질관리, 준공 시까지의 Trend-up 활동, A/S 기능강화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끌어내고 있다. 협력업체와의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호반건설은 1989년 설립 후 처음 분양한 광주시 북구 삼각동의 140여세대 임대아파트는 인적이 거의 없는 변두리에 위치했다. 하지만 사레지오고와 전남공고 등 시내중심권의 주요학군들의 이전이 확정되고, 호반건설의 제품력과 시공능력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분양에 성공했다.

◆ 위기를 기회로

1998년 외환위기 직후 대부분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할 때 호반건설은 이를 매수하여 임대아파트 브랜드 ‘호반리젠시빌’을 분양했다.

2000년대 초반 탄탄한 자본력과 시공능력을 앞세워 광주와 울산, 대전, 천안, 전주 등 분양사업지마다 높은 초기 계약률을 이끌어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고 고급 아파트 ‘호반베르디움’을 론칭했다.

2005년 9월 수도권 첫 분양 사업인 경기도 용인시 구성지구 호반베르디움이 100% 분양 완료됐다. 이후 용인 흥덕과 청주 강서, 충복 오송, 인천 청라 등 사업지역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부동산 시장 불황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성향을 파악하여 이를 적용한 것이 주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차임·무어음 경영’의 원칙
소비자 선호 파악…주요해

호반건설은 안정성을 중요시 하는 기업이지만 M&A에 관해서는 과감성을 보여줬다. 현금보유량이 충분하고 사세 확장을 위해선 건설업을 넘어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2001년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CC를 시작으로 2010년엔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등 골프장사업에 투자했다. 2011년엔 광주·전남 지역 민영방송인 광주방송(KBC)을 인수했다.

최근 호반건설은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3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경영권도 호반건설이 가지게 된다.

◆ 메이저를 향해…

호반건설이 시공능력평가 20위인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10위권 내로 끌어올릴 수 있다. 자사 아파트 브랜드 ‘호반베르디움’ 이미지에 프리미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임시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산업을 인수할) 체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 구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단독으로 들어간다.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자금 동원 능력에 관해서 “(호반건설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만 해도 2조원이 넘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자금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적정한 입찰가격이 형성된다면 금호산업이 호반건설 인수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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