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에 7000억원대 기술 수출

[파이낸셜투데이=배효주 기자] 한미약품이 국내 주요 제약사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20%가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대규모 기술 수출을 이뤄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제약사(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동아ST·종근당·광동제약·제일약품·LG생명과학·JW중외제약) 중 매출 대비 R&D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미약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5820억원이며 R&D 비용으로 1525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의 26.2%를 연구·개발하는데 쓴 것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연구 개발 투자 성과로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19일 미국의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자가면역질환치료제(HM71224)’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일라이릴리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에서 HM71224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임상개발과 허가, 생산, 상업화를 진행하게 된다.

HM71224는 우리 몸의 B림프구 활성화신호에 관련된 효소인 BTK(Bruton’s Tyrosine Kinase)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신개념 면역질환 표적치료제로서 류머티즘관절염과 같이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혁신치료제로 개발 예정이다. 2010년 12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R&D에만 1500억원 지출…연구개발 ‘박차’
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제조·판매권 수출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에서 계약금 5000만달러(약 558억원)를 받는다. 이 약의 최종 개발 성공 시 6억9000만달러를 받게 되며, 제품의 상업화 이후에는 별도로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토마스 부몰(Thomas Bumol) 일라이릴리 생명공학 및 자가면역 연구 수석 부사장은 “현대의 다양한 치료방법에도 불구하고 면역질환으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환자가 상당하다”며 “일라이릴리는 환자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치료약재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릴리는 자체 연구 뿐 아니라 이번 한미약품과의 협력과 같은 사례를 통해 면역질환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며 “HM71224가 면역질환의 혁신적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HM71224는 임상 2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과 일라이릴리는 류머티즘관절염과 전신성홍반성낭창(루푸스) 및 관련된 신장염, 쇼그렌증후군과 같은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HM71224의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우리는 HM71224에 대한 전임상 및 유럽 1상 임상시험을 통해 류머티즘관절염 등의 면역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계약을 기쁘게 생각하며 향후 진행될 일라이릴리와의 R&D 협력이 관련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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