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신영 기자] SK네트웍스가 지난해 말 임기 중 퇴임한 문덕규 전 사장의 인사 항명으로 최근 내홍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문 전 사장은 지난 18일 SK네트웍스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을 퇴진시킨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보냈던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SK네트웍스 전직원에게 메일을 보낸 것은 김 의장에게 임기 중 돌연 사임하게 한 배경을 물어봤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사장은 이메일에서 “40년 SK를 떠나면서 많은 고민 끝에 그룹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몇가지 고언을 남기고자 한다”고 운을 뗀 뒤 “SK의 건전한 성장 발전과 구성원의 자긍심을 지키고자 하는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다.

이어 김 의장에게 “지난해 말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라는 말 외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SK네트웍스 대표이사를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복역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과거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에 대해서도 “그룹의 미숙한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기인한 것인데 그룹의 매니지먼트 수준이나 신상필벌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사장은 이메일을 보낸 지 5~10분 만에 다시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창근 의장의 인사권 행사에 계열사 CEO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사장은 SK E&S 영남에너지 사장과 SK E&S 사장 등을 거쳐 2013년 2월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임기 중인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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