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5 해외 투자자 손에…1년 전보다 상승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지분의 1/5 이상이 외국인들 손에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맴도는 상황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10대 그룹의 주식을 장바구니에 더 담은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년 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그룹은 LG그룹이었던 반면 가장 선호도가 떨어진 그룹은 삼성그룹이었다. 기업별로는 포스코와 삼성화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율이 절반을 넘어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국내 투자자들보다 더 큰 회사들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10대 그룹 상장사 지분의 20% 이상은 외국인들이 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사 외국인 지분 비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7일 기준 국내 10대 그룹(삼성·현대자동차·SK·LG·포스코·롯데·현대중공업·GS·한화·한진) 소속 상장사 94곳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22.45%로 집계됐다. 같은날 종가 기준 주식 가치는 251조2721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10대 그룹의 상장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비율과 주식 가치는 1년 전에 비해 모두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 지분 비율은 22.30%였던 1년 전(2014년 1월 27일)과 비교해 0.15%포인트 올랐고, 주식 가치는 239조8190억원에서 4.8%(11조4531억원) 늘었다.

비록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도 외국인들은 국내 10대 그룹의 주식을 더 사들인 셈이다.

현대차그룹 외인 지분 비율 30%대 ‘유일’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그룹의 외국인 지분 비율이 유일하게 30%를 넘기며 가장 높았다.

지난달 27일 기준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32.51%에 달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지분의 1/3이 외국인들의 손에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외국인 지분 비율은 모두 30% 대 밑이었지만 한 자릿수에 머문 경우는 없었다.

LG그룹 상장사들의 지난달 27일 기준 외국인 지분 비율은 29.19%였고, 그 다음으로 외국인 지분 비율이 높은 그룹은 25.83%를 기록한 SK그룹이었다.

이어 ▲삼성그룹 22.79% ▲GS그룹 15.21% ▲한화그룹 13.43% ▲현대중공업그룹 12.59% ▲롯데그룹 11.43% ▲포스코그룹 11.25% ▲한진그룹 10.23% 등 순으로 그룹 상장사의 외국인 지분 비율이 높았다.

LG그룹, 외국인 ‘인기 종목’

지난 1년 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그룹은 LG그룹이었다. 또 10대그룹 전체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늘었지만 그룹별로 보면 4곳만이 늘었고 6곳이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그룹별 ‘호불호’도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외국인들이 가장 바구니에 주식을 많이 담은 그룹은 LG그룹이다. LG그룹 상장사들의 지난 27일 기준 외국인 지분 비중은 1년 전(24.90%)과 비교해 4.2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1년 사이 2만6150원에서 3만6500원으로 39.6%(1만350원)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LG그룹 전체 상장사들의 주식 가치도 17조8622억원에서 20조4255억원으로 14.4%(2조5633억원) 늘었다.

10대그룹 외인 지분 비율 22.45%…전년比 0.15%p↑
보유 주식 가치 ‘250조원’…1년 새 11조4천억원 늘어

이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그룹은 SK그룹이엇다. SK그룹 상장사들의 지난 27일 외국인 지분 비율은 23.30%를 기록한 1년 전 보다 2.53%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기간 동안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 C&C의 주가가 각각 63.2%, 25.1%, 108.1%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이 보유한 SK그룹 전체 상장사들의 주식 가치 역시 27조3050억원에서 36조1685억원으로 32.5%(8조8635억원)나 늘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외국인 지분 비율도 30.67%를 기록했던 1년 전 보다 1.84%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상장사의 주식 가치는 40조5491억원으로 같은기간(49조9358억원) 대비 18.8%(9조3867억원)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그룹내 ‘형님’인 현대차의 주가가 22만3500원에서 16만6000원으로 5만7500원(25.7%)이나 빠진 영향이 컸다.

또 롯데그룹 상장사들의 외국인 지분 비율이 10.82%에서 0.61%포인트 상승했다.

◆ 삼성그룹 ‘팔자’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기가 가장 많이 떨어진 그룹은 삼성그룹이었다.

지난 27일 기준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27.27%를 기록했던 1년 전에 비해 4.4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분 가치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외국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상장사들의 주식 가치는 130조6800억원으로 116조5698억원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해 12.1%(14조1102억원) 증가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 기간 129만2000원에서 140만원으로 8.4%(10만8000원) 오른 데다 지난해 말 삼성SDS, 제일모직이 신규 상장된 영향이다.

현대차그룹 32.51% ‘1위’…증가폭은 LG그룹 가장 커
삼성 인기 ‘뚝’…포스코·삼성화재·삼성전자 50% 넘어

삼성전자 다음으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많이 판 그룹은 지난해 최악의 영업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상장사들의 지난 27일 기준 외국인 지분 비중은 16.52%였던 1년 전에 비해 3.93%포인트 떨어졌다.

지분 가치는 더욱 많이 쪼그라들었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외국인들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상장사들의 주식 가치는 1조3055억원으로 1년 전(3조8839억원)에 비해 66.4%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조’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22만45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1만8500원(-52.8%), 현대미포조선의 주가가 16만85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9만7500원(-57.9%) 급락한 영향이 컸다.

이밖에 외국인 투자자 보유 지분율이 떨어진 그룹은 ▲한진그룹 -2.19%포인트 ▲포스코그룹 -1.86%포인트 ▲GS그룹 -0.84%포인트 ▲한화그룹 -0.28%포인트 등이었다.

◆ 포스코·삼성화재·삼성전자 50% 넘어

10대 그룹 상장사 별 외국인 투자자 보유 지분 비중은 포스코와 삼성화재, 삼성전자가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세 업체의 외인 지분 비중은 절반이 넘어 사실상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김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나 기관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상장사 중 외국인 지분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업체는 포스코로 이 업체의 지난27일 기준 외국인 지분 비율은 54.59%에 달했다. 이에 따른 외국인 보유 지분 가치는 12조6604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이같은 외국인 지분 비율은 52.58%를 기록한 1년 전보다 2.0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같은기간 주가가 29만9000원에서 26만6000원으로 3만3000원(-11.0%) 빠지면서 외인 지분 가치는 13조7073억원에서 7.6%(1조469억원) 줄었다.

2위인 삼성화재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52.36%였고 지분 가치는 7조7025억원이다. 지분 비율은 1년 전(54.86%)에 비해 2.50%포인트 떨어졌지만, 주가가 24만1500원에서 31만500원으로 지분 가치는 6만9000원(28.6%) 오르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 가치는 6조2765억원에서 22.7%(1조4260억원) 불었다.

3위에 오른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 비율은 51.43%, 지분 가치는 106조538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율은 1년 전(49.69%)에 비해 1.74%포인트 상승하면서 50%를 넘겼고, 주식 가치 역시 94조5746억원에서 11조4792억원 12.1%(11조4792억원) 증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 49.78%(주식가치 17조8118억원) ▲현대모비스 47.30%(11조9032억원) ▲에스원 46.17%(1조3878억원) ▲현대차 43.85%(16조357억원) ▲SK텔레콤 43.73%(10조1690억원) ▲LG생활건강 37.94%(3조7097억원) ▲롯데제과 37.76%(1조37억원) 등이 외국인 지분 비율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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