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으로 임원 교체…퇴직자들 ‘집단소송’ 불사

▲ 정문국 ING생명 사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혜현 기자]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무리한 인사구조조정을 단행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정 사장이 임직원들에 대한 인사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인사전횡, 강제퇴직 종용과 인권침해를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인사구조조정으로 강제퇴직 당한 일부 직원들은 정 사장을 비롯, 회사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진행 준비 중이다.

◆ 괘씸죄 임원 ‘찍퇴’…임원·부서장 절반 권고사직

지난 28일 본지에 ING생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며 이 같은 사실을 알린 제보자에 따르면, 정 사장이 지난해 2월 인력감축은 없다고 약속해 놓고 불과 6개월 만에 가혹한 인사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제보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원과 부서장 절반가량이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사장이 임원들 중 특정인물을 찍어서 강제퇴직 시키는 이른바 ‘찍퇴’를 통해 퇴직시킨 후 그 자리에 최측근 인사들을 외부에서 영입해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회사가 임원들에 한해 특정인물을 지정해 강제 퇴직 시킨 건 사실이지만 일반 직원들은 희망퇴직 형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 정 사장이 강제로 임원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최측근 인사를 기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새로 기용된 인사들 중 1~2명은 최측근 인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빈 자리 측근들로 메꿔

퇴직자들은 인력 감축 과정에서 정 사장의 인사전횡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빈자리를 자신의 입맛에 맞는 측근들로 메꿨다는 것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인력감축을 단행한 직후 최측근을 ‘전무(A씨)’로 영입했는데, A씨는 정 사장과 함께 회사를 무려 4차례(제일생명-AIG생명-에이스생명-알리안츠생명)나 이동한 인물이다.

또, ‘상무’로 발탁한 B씨도 정 사장이 알리안츠생명 방카담당 임원 시절을 함께 했던 대학 후배를 차장에서 상무로 영입했다는 주장이다.

ING생명 내부에서는 “특정 임원들을 찍어서 당제로 퇴직시킨 자리를 오너의 최측근이 빈자리를 메꾸는 모양새”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구조조정 없다” 거짓말…인격모욕 발언까지

ING생명은 지난해 7월 인사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임원 32명 중 16명, 부서장 75명 중 4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이후에도 ING생명은 직원들을 상대로 계속 희망퇴직 공고를 냈고 결국 200여명이 퇴직했다.

ING생명의 대규모 인사구조조정은 지난 2013년 12월 MBK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이 인수합병 되면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

하지만 ING생명 퇴직자들이 반발한 것은 회사가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은데다, 특정 직원들을 상대로 퇴직을 강요하는 강제 퇴직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ING생명은 권고사직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들에게 인격 침해적인 모욕적인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ING생명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대규모 인사 구조조정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는 보험업계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자신도 이번에 승진된 케이스인데, 구조조정에서 정 사장의 최측근 인사가 기용됐고 일부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는 쪽의 실체가 파악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보자의 주장은 달랐다.

제보자는 “퇴직자들이 늦어도 설 연휴 전에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본격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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