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 노조와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외환-하나 조기합병 추진 반대 및 금융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과의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나금융지주가 협의 과정에서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비롯해 진정성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협상은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하나금융에게는 노조와의 대화를 포함한 모든 것이 합병절차 강행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을 뿐 대화를 할 의지는 처음부터 없었다”며 “하나금융의 거듭된 배신행위로 새로운 합의서 체결을 위한 대화가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는 지난 14일 두 은행의 통합을 전제로 협의에 들어갔지만 하나금융이 19일 노조와의 합의 없이 금융당국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자 대화는 중단됐다.

노조는 하나금융과 대화를 중단하는 이유로 구조조정 가능성을 지적했다. 고용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노조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온전하게 고용이 보장되는 것이 직원들을 위한 것인데 구조조정을 얘기하는 하나금융에게 어떤 진정성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협의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2·17 합의서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들어갈 방침이다. 2·17 합의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외환은행의 5년 독립 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원회에서 하나-외환은행 합병 예비인가를 승인할 경우 파업을 포함한 실력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예비인가 승인은 곧 합병 승인과 같은 의미”라며 “금융위가 합병 예비인가를 승인하면 8000명 직원이 목숨을 건 투쟁에 나설 것이고, 파업 등 모든 상황을 다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예비인가 신청서 제출 후 중단된 협상을 재개할 것을 노조에 요구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지난 23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직과 직원에 이롭지 못한 소모적 다툼을 멈추고 조직과 직원들을 위한 실질적인 협상에 임해달라”며 노조에 지난 26일 통합협상대표단 본협상을 열자고 제안했다.

은행 경영진은 고용안정, 인사원칙 및 근로조건 등 14가지 협상 의제를 제시한 후 현재의 협상 대표단과는 별도로 부·팀장 중심의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협상을 해나가자고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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