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제외 전 사업 성적↓…할인점 1000억원대 적자

[파이낸셜투데이=배효주 기자]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속한 할인점 부문이 롯데쇼핑의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하이마트의 성적도 신통치는 않았지만 현상 유지는 이뤄낸 반면, 할인점 사업에서만 올해 들어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

운영사업 중 금융부문을 제외한 백화점과 할인점, 전자제품 전문점의 수익성이 악화돼 유통업계 ‘빅3’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할인점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누계기준)은 903억원으로 전년동기 55.9% 급감했다.

매출 역시 6조1726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9.1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17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3.02%에서 1.46%로 1.56%포인트 하락하며 반토반이 났다. 결국 롯데쇼핑은 지난해까지 할인점 사업부문을 통해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30원 넘는 돈을 손에 쥐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15원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쇼핑의 사업부는 크게 백화점과 할인점, 전자제품 전문점, 금융사업으로 나뉘며 3분기 말(9월 30일) 기준 백화점 29개점과 할인점 110개점, 슈퍼마켓 426개점, 영화관 70개관을 운영중이다.

◆ 할인점 사업이 ‘발목’…적자만 1천억

이에 따라 할인점 사업부문이 롯데쇼핑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956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매출 역시 20조6901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0.7%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6733억원을 기록하며 12.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20%에서 4.62%로 0.5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할인점 사업 부문을 제외하면 롯데쇼핑의 이같은 수익성 감소폭은 크게 줄어든다.

할인점 사업을 제외한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87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에 그친다. 롯데쇼핑 전체의 영업이익 감소율과 비교하면 10.3%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5.97%로 0.77%포인트 상승한다.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당기순이익의 경우 할인점 사업을 제외하면 오히려 증가세로 전환된다. 할인점 사업에서 본 적자가 없었다면 롯데쇼핑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7905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3.6% 늘어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같은 할인점 부문의 실적 부진에 대해 “경기 불황 때문”이라며 “경영 효율화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향후 전망은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뚜렷한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 백화점은 ‘그럭저럭’…롯데카드가 ‘효자’

다른 사업 부문도 성적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할인점 부분만큼 급격히 악화되진 않았다.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2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매출은 5조1731억원, 당기순이익은 4667억원으로 같은기간 각각 0.7%, 6.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7.50%에서 7.45%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스마트쿠폰북과 위치기반서비스, 스마트픽, T커머스 등 채널 간의 유기적결합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올 4분기 백화점 2곳과 아울렛 4개점의 신규 출점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2012년 하이마트 인수로 점포를 확대, 수익성 개선을 노렸던 전자제품 전문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1147억원, 당기순이익은 7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0%, 29.6%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 2조7989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7.9%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5.97%에서 4.10%포 1.87%포인트 떨어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전자제품 사업부의 경우 신규점 오픈에 따른 지급 임차료 등 판관비가 11.9% 증가한 점이 3분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줬다”며 “4분기에는 김치냉장고를 포함한 백색가전과 생활가전, 모바일 성장을 통해 매출 증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실적 개선을 나타낸 부문은 롯데카드가 속한 금융사업이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롯데카드의 지분 92.5%를 보유 중이다.

금융사업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7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261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5.0% 증가했다. 매출액 역시 1조2846억원으로 3.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2.73%에서 13.37%로 0.64%포인트 상승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같은 금융사업부 실적 향상에 대해 “계열사주식(롯데칠성) 매각이익이 지난 7월 기타수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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