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우오현(61) 삼라마이더스(SM)그룹 회장은 "팬오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우 회장은 "무리하게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은 재무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팬오션 매각 가격이 애초 예상보다 높아진 상황이어서 다른 중견 그룹과 함께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런 투자는)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구나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인수자금을 조달했다가 금융비용으로 나중에 큰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경영에 실패한 것도 과거 해운과 조선산업에만 무리하게 집중해 덩치를 키운 게 화근이었다. 최근 유가 하락과 해운업의 경기 등을 고려할 때 먼저 대한해운을 안정적인 성장궤도로 올려놓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쌍용건설 본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선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높지 않고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덩치가 작은 편이다. 좀 더 고민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 회장은 또 "올해 계열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 등을 통해 차분히 5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하고서 시간을 두고 M&A 매물을 물색할 것"이라며 "내년에 좋은 매물이 나오면 M&A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팬오션 본입찰에는 각각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는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만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초 팬오션 인수의 예비입찰에는 5곳이 뛰어들었으나 최근 3곳이 실사 작업을 중단했다. 법원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팬오션의 인수 조건으로 8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내걸어 입찰가격이 예상보다 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시장 내부에선 과도한 차입으로 무리한 M&A에 나섰다가 금융 비용에 발목이 잡혀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하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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