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조사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이은성 기자]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때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이 당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지난 12일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이 이 사건에 관해 거짓진술을 하도록 계속 강요했다고 박 사무장은 밝혔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이날 국토부 조사를 받고 나서 사무장을 상대로 욕설과 폭행을 했는지 묻는 말에 "처음 듣는 일이다", "모르는 일이다"며 부인해 이번 사건이 진실 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의 조사와 검찰 수사에서 해당 사무장의 주장대로 조 전 부사장의 욕설, 폭행 사실은 물론 사건 후 회사측의 사실은폐 및 거짓진술 강요가 객관적인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한항공 오너 일가는 물론 회사 전체가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무장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땅콩을 제공하려 했던 여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기내 서비스 책임자로서 용서를 구했는데 조 전 부사장이 자신에게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매뉴얼 케이스의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욕감과 인간적 치욕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여승무원과 자신을 무릎 꿇린 채 모욕을 줬고 삿대질을 하며 조종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박 사무장은 여승무원도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나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라고 했다면서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분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사건 이후 대한항공 직원 대여섯명이 거의 매일 집으로 찾아와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으며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난 8일 국토부 조사를 받기 전에는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이라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폭행이나 욕설, 거짓진술 강요 등이 있었는지 질문받고 고개를 저으며 "모르는 일"이라거나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성실히 조사받았다면서 "검찰 조사에서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의 사실조사에서도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의 욕설과 폭행을 주장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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