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조민경 기자]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6년여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반면 증가세는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분기 중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보험·증권·은행·자산운용사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3개월 전보다 28억6000만달러 증가한 931억7000만달러(약 97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리먼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6월말의 952억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분기 중 증가폭은 2분기 99억9000만달러에서 대폭 둔화됐다.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줄다가 2012년부터 대체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중 투자잔액 증가는 채권과 코리안페이퍼(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증권)가 주도했다.

채권은 6월말 321억4000만달러에서 9월말 337억8000만달러로 늘고 코리안페이퍼는 같은 기간 226억2000만달러에서 240억2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주식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순매도하면서 355억5000만달러에서 353억7000만달러로 줄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주식은 순매도세로 전환되고 채권이나 코리안페이퍼는 순매수 규모가 축소된데다 보험사나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채권이 평가손으로 일부 투자 손실이 난 영향도 반영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 유형별로 보면 보험사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6월 343억4000만달러에서 9월 368억달러로 늘고 증권사(43억3000만달러→46억7000만달러)와 외국환은행(64억3000만달러→65억1000만달러)도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452억2000만달러→451억9000만달러)는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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