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진보라 기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 열기는 한풀 꺾인 반면 지방광역시의 경매 열기는 더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은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신규 분양이 쏟아지며 주택 마련을 위한 선택지가 많아졌지만, 지방광역시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97.5%로 지난달(93.3%)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낙찰가율은 2011년 6월(10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4월(90.1%) 한차례 유일하게 90%를 넘겼다. 그러나 올해는 2월(90.3%), 4월(91.1%), 5월(91.5%), 7월(91.2%), 8월(91.4%), 9월(94.4%), 10월(93.3%) 등 이달까지 90%를 넘긴 달이 8차례나 나오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법원에서 이달 18일 경매에 부친 대구 북구 침산동 대한동아 침산2차 무지개아파트 134㎡는 21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16%인 3억3666만6000원에 낙찰됐다. 최고 감정가보다도 4500만원 이상 비싼 값에 주인을 찾은 것이다.

3일 낙찰된 대구 수성구 사월동 시지2차 사월보성타운 85㎡도 20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107%인 2억3100만원에 주인을 만났다.

5일 경매에 나온 광주 북구 운암동 남양휴튼 111㎡ 역시 18명이 경쟁에 참여해 감정가의 104%인 2억8999만9000원에 낙찰되는 등 지방광역시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편, 이달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모든 지역에서 지난달보다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낙폭을 들여다보면 서울의 낙폭이 가장 크고 지방광역시의 낙폭이 가장 작아 낙찰가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률은 35.9%로 지난달보다 10.6%포인트 떨어져 올해 처음으로 40%선 밑으로 내려갔다.

지방광역시의 낙찰률은 52.5%로 지난달보다 3.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밖에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45.2%(지난달보다 5.3%포인트↓),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49.6%(7.2%포인트↓)로 집계됐다.

이와는 반대로 아파트 경매시장의 평균응찰자 수는 서울이 8.2명, 수도권이 8.5명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각각 1.1명, 0.3명 늘었고, 지방광역시는 7.2명,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4.6명으로 0.5명, 0.1명씩 줄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지역의 신규 공급 증가와 지방의 물량 부족 현상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져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법정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례가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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