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미 달러화 강세와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금과 은의 국제가격이 지난 2010년 이후 4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6일 한국수입협회와 현대증권에 따르면 금 국제가격은 지난 5일 온스당 1140.03달러로 2010년 4월 이후 4년 반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올해 초 1200달러에서 출발해 지난 3월에는 14% 오른 138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7월부터는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

금은 달러화 자산의 대체재와 안전자산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미국의 금리인상 및 일본·유로존의 경기부양 가능성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금 값은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또 금 투자는 인플레이션 방어수단으로 매력을 갖고 있지만 요즘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금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이렇게 되면서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규모도 많이 축소됐다.

지난 20일 기준 전체 금 ETF의 금 보유량은 연초 대비 8% 감소했고 2012년 12월의 최고치보다 39% 줄어들었다.

세계 최대의 금 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규모는 지난 13일 720t으로 연초 대비 9% 감소해 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은 국제가격 역시 지난 6일 온스당 15.28달러로 연초 대비 17% 하락하면서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값은 금값보다도 더 떨어졌다.

1온스의 금을 구입하는데 몇 온스의 은이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금·은 비율’은 올해 초 61.9에서 지난 21일 기준 72.88로 높아졌다. 2009년 3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은 가격 역시 낮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은 용도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용 은 가격이 세계 경기둔화로 하락한 것이 금·은 비율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중국의 은 수입 감소도 은 값 하락압력을 더욱 크게 했다.

현대증권은 디플레이션 우려와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은 가격이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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