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떠난 CJ그룹, 경영정상화에 초점

▲ 이채욱 CJ 대표이사 부회장.

[파이낸셜투데이=신현호 기자] CJ그룹이 이채욱 부회장 중심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과 지주사 CJ 대표이사를 겸직했던 이채욱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경영에 주력하게 됐고, 이에 따라 이미경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돼 온 CJ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새 대표 내정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CJ그룹이 지난 29일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CJ대한통운은 양승석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해 신현재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체제로 이끌어가게 됐다.

양승석 부회장은 서울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1999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현대차에서 16여 년 동안 중국과 인도, 터키, 러시아 등을 옮겨 다니며 경력을 쌓았고, 국내로 복귀한 이후 현대제철(당시 INI스틸)과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 사장 등을 지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이사는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겨 김철하 대표이사와 함께 CJ제일제당을 맡는다.

이해선 대표이사는 1982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후 빙그레와 아모레퍼시픽을 거친 뒤 2008년 다시 CJ그룹에 들어왔다. 그는 2009년부터 6년 동안 CJ오쇼핑 대표이사를 지내며 CJ오쇼핑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임원 잇단 퇴진에 사업 차질 우려

CJ그룹의 이같은 결정에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부재 속에서 최근 이미경 부회장의 최측근인 노희영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퇴진이 겹친 데다, 곳곳에서의 업무 공백으로 사업 차질을 빚을까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미국에 체류하는 기간 동안 이 부회장이 내년 그룹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이를 대비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던 중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핵심사업 분야인 식품사업부문의 국내외 역량강화를 통해 CJ제일제당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며 “중요한 자리에 공석이 생긴 만큼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이뤄질 정기인사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미국에서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9일 갑작스레 출국한 이 부회장은 19일 만인 27일 새벽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초 22일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예상보다 늦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된 CJ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 이채욱 부회장, 지주사 경영에 전념

이채욱 부회장은 CJ그룹의 지주사인 CJ의 경영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역할과 위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그간 CJ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수감된 이후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등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해 회사의 주요 현안을 결정해 왔다.

앞서 CJ그룹은 지난해 10월 말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맞춰 대대적인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각 계열사의 조직 실행력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전반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던 만큼, 업계는 올해 CJ가 정기 인사에 큰 변화는 없을 거란 전망이다.

이번 인사로 핵심 사업의 전문성 강화에 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계열사의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사업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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