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유무인 복합 체계와 함께 유도 무기 라인업으로 눈길 
KAI, ‘우영우 비행기’ 등 함정용 무인기에 시뮬레이터 역량까지

2023 MADEX LIG넥스원 부스 전경.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 LIG넥스원 부스 전경. 사진=박민규 기자

7일 개막한 ‘국제 해양방위산업 전시회(MADEX) 2023’은 집중 조명을 받은 군함들 외에도 각종 해양 무기 체계가 저마다의 존재감을 발한 무대였다. 유무인 복합 체계와 함정용 대잠 무기 및 헬기, 해양 유도 무기 체계 등은 우리 해군이 바다 뿐 아니라 육해공 전 분야를 누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는 요소다.

먼저 LIG넥스원은 전시장 천장에 닿을 듯한 사이즈의 함정 목업으로 좌중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이번 전시회의 메인인 함정 제조 기업들도 이 같은 볼거리는 내놓지 않았다. 여기서 LIG넥스원은 원격 사격 통제 체계(RCWS)부터 드론, 헬기, 기뢰 탐색 장치 등까지 함정의 다양한 옵션 적용으로 미래 해전에 대응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바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공중·수상·수중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유무인 복합 체계(MUM-T)로, 회사는 '네이비 씨 고스트(해양의 수호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수중 자율 기뢰 탐색체(AUV)는 수중에서 자율 주행으로 기뢰 탐색이 가능한 해군 최초의 무인 잠수정이다. 중량 60kg 이하로 승조원이 휴대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리튬 폴리머 배터리 사용으로 장시간 임무 수행 시간을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이를 통해 적 기뢰의 폭발 위험으로부터 인명과 장비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AUV는 LIG넥스원이 이번에 공개한 무인 수상정 ‘M-헌터’와 수중 통신 연동을 통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 향후 기뢰 대항 작전(MCM)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AUV 개발은 연내 완료하고 빠르면 내년 공급 계약을 맺는 게 목표다. 

이밖에 파스소나 탑재로 기존의 수동적 탐지 뿐 아니라 스스로 소리를 내 능동적으로 잠수함을 탐지하는 기능도 주목 받고 있다. 2030년 이후에는 잠수함 등을 탐지하는 것 뿐 아니라 공격까지 가능한 무기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 LIG넥스원의 구상이다.

2023 MADEX에서 LIG넥스원이 전시한 수중 기뢰 탐색체 등의 목업.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에서 LIG넥스원이 전시한 수중 기뢰 탐색체 등의 목업. 사진=박민규 기자

미래 해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해검 시리즈에는 꾸준히 발길이 몰렸다. 특히 해검-Ⅱ의 실물이 전시돼 다수 관람객의 발길을 붙들었다. 해검-Ⅱ는 수중에서 자동 진회수가 가능한 수중 플랫폼(ROV) 모듈을 함미에 탑재함으로써 수상 뿐 아니라 수중 감시 정찰 능력까지 확보한 모델이다. 거센 조류에서도 정밀 탐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검-Ⅲ는 전방의 12.7㎜ 중기관총 외에도 2.75인치 유도 로켓 발사대를 탑재하고 있고, 모듈화로 탈부착이 용이한 캐니스터 발사용 자폭형 드론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제공한다. 국내 최초로 해상 상태 4(최대 파고 2.5m) 등 극한 환경에서 실해역 내항 성능 시험을 마치기도 했다. 악천후 등으로 열악한 해상 환경에서도 무인으로 24시간 운용 가능하다는 걸 검증 받은 것이다. 해검-Ⅴ는 함 탑재 전용 무인 수상정으로, 의심스러운 표적 발생 시 모함에서 분리 후 기동해 능동적 표적 식별과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2023 MADEX에서 LIG넥스원이 선보인 해양 유도 무기 체계 라인업.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에서 LIG넥스원이 선보인 해양 유도 무기 체계 라인업. 사진=박민규 기자

LIG넥스원은 ▲해룡 ▲해성 ▲비궁 ▲비룡 ▲청상어 등 다양한 해양 유도 무기 전시로 '유도 무기의 명가'로서의 역량도 한껏 과시했다.  함대함 무기 체계는 물론 원거리 함정 공격용 유도 무기로도 사용되는 해성은 그만큼 지대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해룡은 외관상으로는 해성과 비슷하지만 탄두가 다른 형태로, 함대지 유도 무기로서 적의 진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 비궁은 해병대에서 주로 쓰이는데, 상륙을 시도하는 공기 부양정이나 소형 탐정을 겨냥하므로 연안에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비룡은 아군의 피해를 늘릴 수 있는 근접전을 피하고 원거리에서 적을 무력화하기 위한 함대함 무기다. 해궁은 선제적 방어를 위한 유도 무기로, 적의 요격 체계를 타기팅하는 대함 방어 무기 체계다. 해궁 경우 수직 발사대와 세트인데, 함정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든, 유도 무기는 전방위 공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대개 함정에 탑재되는 발사대가 비스듬한 각도로 설치되는 것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또한 기존 대함 무기들이 주로 1개의 탐지 장비를 적용해 왔다면, 해궁은 '듀얼 시커' 방식으로 RF 위성과 적외선 영상 방식 두 가지를 동시 운용한다.

LIG넥스원은 익히 알려진 청상어보다 진화형이라 볼 수 있는 '경어뢰 2'를 중점 설명하기도 했다. 청상어 경우 단발로 발사되지만, 경어뢰 2는 2발 발사로 동시 교전이 가능하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는 “갈수록 복잡해질 미래전의 전투 양상과 병력 자원 고갈 문제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네이비 씨 고스트 구축이 필수”라면서 “인공 지능(AI)와 데이터링크, 체계 통합, 자율화 기술 분야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실력, 끊임없는 열정으로 해군의 유무인 복합 체계 적용 노력에 발 맞춰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 MADEX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전경.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전경.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에서 KAI가 선보인 헬기 라인업.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에서 KAI가 선보인 헬기 라인업. 사진=박민규 기자

KAI는 상륙 공격 헬기(MAH)와 소형 다목적 헬기(LUH), 소해 헬기(MCH), 첫 국산 헬기 수리온(KUH-1) 등 주력인 항공기 모델들을 선보였다. 이들 항공기는 수상함에 장착되거나 해경, 해군의 전력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KAI 부스를 방문한 해군들은 특히 MAH와 MCH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MAH와 관련, 양수연 해군 중위는 “무인·원격 조종 헬기들을 보며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불과 1년 전까지 봐 온 헬기들과 엄청난 차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 고도화로 점점 조종사가 편해지는 헬기들이 나오는 거 같다”면서 “차후 정말 중요한 작전에는 조종사들이 필요하지 않은 헬기가 운용될 수도 있을 듯하다”고 부연했다. 해병대가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 MCH 경우 공대공 및 공대지 유도 미사일을 겸비한 전투용 헬기로, 기존 기동 헬기인 '마린온'에 업그레이드된 무장과 사격 통제 시스템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마린온과의 호환성으로 조종사 양성과 후속 군수 지원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MCH는 기뢰(물속 지뢰) 제거에 특화된 헬기로, 국내 최초이자 글로벌 세 번째 개발 사례다. KAI는 작년 말 방사청과 3450억원 규모 해군 MCH 체계 개발 사업을 계약한 바 있다. 회사는 기뢰를 식별, 처리하는 3종 소해 임무 장비를 체계 통합할 계획이다. ‘레이저 기뢰 탐색 장비’는 닻에 부착된 계류 기뢰나 얕은 수심의 기뢰를 찾는 데, ‘수중 자율 기뢰 탐색체’는 깊은 수심의 기뢰를 포착하는 데 용이하다. 이후 광케이블로 ‘무인 기뢰 처리 장비’를 조작해 식별 기뢰를 파괴하는 식이다. 향후 MCH는 기뢰를 설치하는 군함인 기뢰 부설함이나 상륙 작전에 쓰이는 대형 상륙함, 주요 항만 등에 이착륙해 기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평상시에는 인명 구조, 해저 환경 정보 수집 등에 활용할 수 있다.

2023 MADEX에서 KAI가 선보인 해상 초계기 목업.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에서 KAI가 선보인 해상 초계기 목업. 사진=박민규 기자

아울러 해군에서 운용 중인 해상 초계기 MCX도 눈길을 끈다. MCX는 레이더와 선박·잠수함 자동 식별 장치가 장착돼 북한 등에서 넘어오는 선박이나 잠수함을 감시, 추적할 수 있다. 추적이 되면 바다에 소노 부이(어뢰)를 떨어뜨려 타깃이 되는 잠수함들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위치를 추적해 폭탄을 투하해 무력화하는 식이다. MCX는 범고래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킬러 웨일’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이후 ‘우영우 비행기’라는 애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실제 폭탄은 기체 내부에 탑재돼, 투하 시 흡사 고래가 새끼를 낳는 것처럼 기체 배를 열고 나온다는 것도 흥미 요소다. 

그러면서 KAI 측은 최초의 국산 초음속 비행기 FA-50을 중심으로 무인화, 자동화 비전도 역설했다. 회사 관계자는 “FA-50의 경우 앞으로 20년 내 무인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1대는 유인 체계로, 4대는 인공 지능(AI)로 움직이며 동시 기동하는 장관이 기대되지 않냐”고 말했다. 

2023 MADEX KAI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VR 시뮬레이터를 체험 중이다.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 KAI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VR 시뮬레이터를 체험 중이다. 사진=박민규 기자

아울러 KAI는 가상 현실(VR) 시뮬레이터 2기를 전시하며 훈련 시스템 사업 역량도 알렸다. 회사 관계자는 “해군과 관련해서는 잠수함 장보고 3이 조종 훈련 장비를 공급했다”며 “전략적으로 해외 고객을 경남 진해로 데려가 (보안상 공개가 제한적인) 함 탑승 대신 훈련 체계 체험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단 1번의 사고도 없이 해양 무기 체계를 운용한 비결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는 HJ중공업에서 만들고 있는 고숙 상륙정 등 다수 함정에 대한 훈련 체계 제작을 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군 중요 무기 체계 획득 사업이 많은데, 시뮬레이터 개발과 납품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KAI 부스를 방문하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는 당국이 KAI의 어떤 무기 체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밝힐 수 없다며 언급을 거부했으나, 이번 방문으로 이스라엘과의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앞서 KAI는 작년 4월 말 이스라엘항공우 산업(IAI)과 G280 비즈니스 제트기향 동체 연결 복합재 구조물 공급 계약을 맺으며 이 기업에서만 누적 약 7300억원의 수주 잔고를 추가한 바 있다.

2023 MADEX에서 풍산이 선보인 탄약들. 앞줄은 해군이 사용하는 탄약 라인업. 사진=박민규 기자
2023 MADEX에서 풍산이 선보인 탄약들. 앞줄은 해군이 사용하는 탄약 라인업. 사진=박민규 기자

국내 독점적 탄약 공급 업체인 풍산은 육해공군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탄약과 해군만 쓰는 탄약을 소개했다. 설립 이래 5년 만인 1973년 국가 주도 아래 탄약 생산을 시작한 이 회사는 육해공군에서 운용하는 대포와 총에 들어가는 모든 탄약을 양산 중이다. 최근 해군에서는 127mm 탄약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구축함과 호위함 등 대형 함정은 물론 고속함과 초계함까지 해당 탄약을 적용하는 중이다. 당초 소형 함정은 76mm 탄약을 활용해 왔으나, 함정 또한 장갑을 장착하며 방어력을 높이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화력이 높은 탄약의 도입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탄약과 폭약 등의 신관은 구경이 클수록 탑재되는 화약량이 많아 그만틈 위력이 증강된다. 탄약은 대개 가장 큰 지름을 기준으로 127mm와 76mm, 40mm 등 사이즈별로 분류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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