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험·인증 기관 TUV라인란드로부터 취득
미인증 시 내년 7월부터 주요국 내 車 판매 불가

SK온 로고. 사진=SK온
SK온 로고. 사진=SK온

SK온이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CSMS)’ 인증을 받았다. 내년 7월부터 주요 국가 내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CSMS 인증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30일 SK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 기관인 독일 TUV라인란드로부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대한 CSMS를 획득했다.

CSMS는 차 소프트웨어와 전기·전자 부품에 대한 사이버 보안 위험을 조기에 인식, 조치 가능한 기업에 발급하는 것으로, 대응 체계부터 생산라인 관리 체계까지 심층 인터뷰 등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

차량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보 통신(IT) 기술을 적용하는 커넥티드카 개발이 활발해지며, 운전자가 자율 주행 모드인 자동차 안에서 게임이나 영화를 즐기는 것이 일상화되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사이버 보안 수준도 높아지는 추세다.

SK온은 이번 인증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발판을 조기에 마련했다는 평가다.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 인증이 있어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차량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2021년 차량 사이버 보안 규정 ‘UNR155’를 발효한 데 따라 작년 7월부터 신차는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 인증을 갖춰야지만 UNECE 협약국 판매가 가능케 됐다. 내년 7월부터는 적용 대상이 전 차종으로 확대된다.

UNECE에는 유럽연합(EU) 뿐 아니라 북미와 아시아의 총 56개 국가가 참여 중인 만큼, UNR155 규정은 사실상 글로벌 표준으로 통한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이를 근거로 BMS 등 부품 제조사에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를 갖춘 제품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K온은 지난해 TUV 라인란드에 BMS에 대한 CSMS(ISO/SAE 21434, 자동차 사이버 보안 표준) 인증 시험을 의뢰한 뒤 1년 여에 걸친 심사를 통과해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SK온은 자체적으로도 BMS 품질 개선과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2021년 사이버 보안 정책을 수립해 관련 조직과 개발 프로세스를 갖추고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SK온은 이번 인증으로 BMS 품질 인증 3관왕에 올랐다. 회사는 이미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의 품질과 역량을 평가하는 ‘A-SPICE 레벨2(CL2)’와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표준인 ‘ISO26262 FSM(Functional Safety Management)’ 인증도 획득했다.

이지석 SK온 시스템개발담당은 “SK온은 이번 인증을 통해 BMS 개발 역량과 품질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수주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를 갖춘 셈”이라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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