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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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로 불안감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투자금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한때 트라이온스당 2000달러를 웃돌았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금 ETF는 연초 이후 상승률 3~14%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값 상승이 은행발(發) 불안감 고조에 따른 현상으로 진단하면서도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금값이 역대 최고점을 넘어 2100달러까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 금 선물, 한때 2000달러 돌파…ETF 연초比 14%↑

31일 뉴욕상품거래소에(COMEX)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각) 국제 금 선물은 트라이온스당 1973.50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연초(1846.1달러) 대비 6.9% 상승했다. 20일 금 현물가는 장중 한때 2000달러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SVB 파산 등 글로벌 금융시스템 불안이 금값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유입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별 은행의 건전성 불안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점이 금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값이 2000달러에 근접하면서 금값 연동 금융상품의 가격도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 이후 금 상장지수펀드(ETF) 상승률은 3~14%에 달한다. 이달 28일 종가 기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은 연초 대비 14.48% 상승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는 S&P WCI GOLD Excess Return Index 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를 산정하는 ETF다.

이외에도 ▲ACE KRX금현물 7.85% ▲TIGER 골드선물 5.23% ▲KODEX 골드선물 4.54% ▲TIGER 금은선물(H) 3.32% 등으로 금에 투자하는 ETF는 연초 대비 3%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 전문가 “달러화 강세 압력이 금값 상승 제한할 것”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일각에서는 금값이 코로나19 시기(2020년 8월)에 달성한 역대 최고치(2063달러)를 뚫고 기록 경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다고 판단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금 가격 범위로 온스당 1750~2070달러를 예상했다. 지금보다 오르더라도 큰 폭의 상승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금 가격 상승을 막을 요인으로 김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압력을 거론했다. 그는 “(2020년 8월 6일)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증대 ▲달러 약세 ▲실질금리 하락 ▲역사적인 수준으로의 ETF 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8월과 달리 현재 SVB 사태 이후 제기되는 은행권 파산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달러화 강세 압력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며, 이는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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