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IP(지적재산권) 다각화’를 도모하며 종합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게임사들은 음악·영화·웹툰·드라마 제작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한 게임들도 적잖게 선보이고 있다.

테이크원컴퍼니는 일련의 시류(時流)가 형성되기 이전인 2019년, 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바로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 그룹이자 세계적인 톱스타, 방탄소년단(BTS)을 주제로 한 ‘BTS WORLD(BTS 월드)’였다.

사진=‘BTS WORLD’ 공식 홈페이지
사진=‘BTS WORLD’ 공식 홈페이지

‘BTS WORLD’는 BTS가 데뷔하기 이전으로 돌아간 이용자가 이들의 매니저가 되는 게임이다. 개발이 한창이던 2018년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최절정의 주가를 달렸고, 시기적절하게 출시된 ‘BTS WORLD’는 글로벌 52개국 앱스토어에서 무료 인기순위 1위의 기염을 토했다.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멤버들의 영상, 그리고 음성 메시지는 BTS 팬들의 구미를 당기는데 충분한 요소였다. 음원으로 발매된 ‘BTS WORLD’ 게임 OST도 빌보드 차트 26위를 기록했다. 2019년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올해의 모바일 게임상’을 수상한 ‘BTS WORLD’의 유튜브 구독자는 11월 24일 기준 221만명에 육박한다.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 사진=테이크원컴퍼니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 사진=테이크원컴퍼니

상기했듯, 테이크원컴퍼니는 업계에 부는 ‘IP 기반 콘텐츠 다각화’ 바람을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여기에는 게임 업계와 콘텐츠 업계를 두루 경험한 정민채 대표의 의중이 깊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대 미디어학과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거친 정 대표는 게임전략기획·영상 콘텐츠 제작·투자 심사역 등 다양한 유관 업무 역량을 쌓은 후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대표의 드라이빙 하에 테이크원컴퍼니는 투 트랙으로 운용되고 있다. 모회사는 게임 기획·개발·퍼블리싱·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자회사로 영화·드라마·웹툰·웹소설·캐릭터 등 콘텐츠 IP 업무를 수행하는 테이크원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테이크원컴퍼니는 2020년에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테이크원스튜디오는 2021년에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각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게임 개발 쪽에 ▲게임 시나리오 전문 작가팀 ▲원화가 ▲실사 전문 비주얼팀이 다수 포진된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원천 IP 특화 전문 조직이 ‘BTS WORLD’의 성공에 한 축을 담당한 만큼, 향후에도 게임 개발에 있어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테이크원컴퍼니는 IP 기반의 다양한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테이크원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테이크원컴퍼니는 IP 기반의 다양한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테이크원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다양한 IP는 상호 연결되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낸다. 이것이 바로 작금에 많은 게임사들이 IP 확장과 종합 콘텐츠 기업화를 시도하는 핵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테이크원컴퍼니도 확보한 IP를 단순 일회성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트랜스미디어(Transmedia)’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방법론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제작하고 있는 작품 중 40% 이상이 전략적 OSMU 콘텐츠로 기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OSMU란, 하나의 원작을 다방면으로 재가공해 추가적인 가치와 더 큰 파급효과를 도모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회사가 IP를 갖고 있는 강형규 작가의 초능력 액션 웹툰 <CELL(셀)>이 대표적이다. 테이크원스튜디오는 작년 6월 <CELL> 웹툰 기반의 드라마 제작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1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 부문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한 <고래별>의 드라마화도 확정됐다.

국내 버전으로 리메이크가 확정된 ‘존경하는 재판장님(위)’과 드라마 제작에 나선 웹툰 ‘셀(CELL)’. 사진=테이크원컴퍼니
국내 버전으로 리메이크가 확정된 ‘존경하는 재판장님(위)’과 드라마 제작에 나선 웹툰 ‘셀(CELL)’. 사진=테이크원컴퍼니

한편, 작년 초 tvn을 통해 상영된 월화 드라마 <루카: 더 비기닝>은 화제의 결말과 함께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스웨덴 판타지 감성 호러 영화 <렛미인>과 미국의 인기 범죄·법정 스릴러물 <존경하는 재판장님>도 테이크원스튜디오와 함께 국내 버전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이들 역시 향후 상황에 따라 게임·웹툰 등 다방면으로 제작될 여지가 열려있다.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호조(HOZO)’ 작가가 탄생시킨 자체 캐릭터 ‘뀨 엔터테인먼트’도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뀨 엔터테인먼트’는 애니화는 물론 그래픽 게임으로도 개발될 예정으로, 최근 선정릉역 인근에 ‘뀨(QQU) 카페’를 오픈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각각의 IP를 확보하는 목적은 ‘하나의 작품으로만 성공하겠다’가 아니라, 원작 IP를 잘 이해하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역시 테이크원컴퍼니가 게임은 물론 드라마·영화·웹툰 등의 다양한 컨텐츠를 내부 인력을 통해 자체 제작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 인기 애니메이션 ‘뿌까’ 기반의 모바일 퍼즐 게임  ‘뿌까 퍼즐 어드벤처’가 오는 12월 말 사전 예약에 돌입한다. 사진=테이크원컴퍼니
한국 인기 애니메이션 ‘뿌까’ 기반의 모바일 퍼즐 게임 ‘뿌까 퍼즐 어드벤처’가 오는 12월 말 사전 예약에 돌입한다. 사진=테이크원컴퍼니

‘BTS WORLD’와 함께 대성공을 맛본 테이크원컴퍼니는 자체 컨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만큼, 게임 부문에서도 완벽한 홀로서기에 나선다. 향후 출시되는 후속작들은 개발뿐만 아니라 회사가 직접 유통과 마케팅을 주도할 예정이다.

당장 내년만 해도 콘텐츠 IP를 활용한 3종의 게임 론칭이 예고됐다. 가장 먼저 한국의 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 <뿌까> 기반의 모바일 퍼즐 게임 ‘뿌까 퍼즐 어드벤처’가 선봉장으로 나선다. 주인공인 ‘뿌까’는 물론 ‘가루’와 ‘아뵤’ 등 애니매이션 내 인기 캐릭터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특히 뿌까 애니메이션이 북미·유럽·브라질 시장 등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사측은 현지화 마케팅을 동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게임은 오는 12월 말 사전 예약에 돌입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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