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이한듬 기자]  서경배 태평양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변금주 여사가 2003년 10월 태평양으로부터 매입한 땅을 지난 2009년 6월 경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증여한 가운데, 그 대상에는 올해 13살에 불과한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부동산 매입당시의 대금과 현재의 실거래가를 비교하면 ‘억’소리 나는 지분을 증여받은 것이다.

이처럼 태평양 오너일가가 미성년자인 자녀들에게 ‘억’소리 나는 사랑을 베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는 서경배 회장이 장녀에게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해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서경배 회장은 당시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올라 세금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증여를 단행했는데,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20만1488주를 당시 15살에 불과했던 장녀 서민정양에게 넘긴 것이다.

주식증여는 세부담 때문에 주가가 낮은 시점에 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상승세에 있었고, 서 양이 증여받은 우선주의 경우는 당시 26만원까지 가치가 올랐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당시 서 회장이 딸에게 증여한 주식총액은 총 523억 원이었는데, 증여세율 50%를 적용하면 250억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증여세를 내면서도 서 양에게 주식을 증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 당시 업계 관계자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라 당장 경영권 후계구도를 그리진 못하겠지만 배당을 확대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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