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대우조선 산업연수생 계좌 300개 정지…대우조선 “노동착취는 오해”

▲ KB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요구로 산업연수생 적금 계좌 300여개를 지급 정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있다.
[파이낸셜투데이=이한듬 기자]

[파이낸셜투데이=이한듬 기자] 국민은행이 주요 거래처인 대우조선해양의 요구로 산업연수생의 적금 계좌 300여개를 불법적으로 지급 정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은행은 지난해 1월과 3월 세 차례에 걸쳐 지급 정지 계좌를 13건으로 축소·은폐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지만 최근 국민은행 자체조사 결과 300여명의 적금 계좌를 지급 정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2009년 6월 경남 거제시 국민은행 옥포지점은 중국인 천위깡(22)의 월급 계좌에 대한 예금 지급을 정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탈방지용 강제적금 역시 본인 동의 없이 해약한 뒤 134만원을 회사에 건넸다. 이는 해외연수생이였던 천씨가 사업장을 이탈하자 대우조선해양이 지급 정지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국민은행은 자체 조사를 통해 1월과 3월 세 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에 13건의 불법적인 지급 정지 사실을 보고하고, 지급정지 조치를 해제하는 한편 담당자에 대해 ‘감사위원 명의의 주의환기’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 측이 다시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300건 이상의 적금계좌 지급 정지와 십 수 건의 적금해약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국민은행 측은 관계자 2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으며, 금감원의 요구로 현재 명확한 사실규명을 위한 자체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이야긴 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초 13건의 지급정지 사실만을 보고한 것을 두고 사건은폐·축소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천위깡씨 사건과 관련해 비슷한 시기에 13건의 지급정지 내용을 확인한 것이고, 이후 논란이 커지면서 과거사례까지 전부 조사해 보니 300여건의 내역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 해외 산업연수생을 대상으로 '노동착취'를 해왔다는 의혹을 사고있는 대우조선해양.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외국인 산업연수생에 대한 ‘노동착취’ 의혹을 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측도 그간의 과정에 오해가 있었음을 설명하며 노동착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산업연수생 제도는 중국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2009년 8월까지 진행된 것”이라며 “다른 연수생들은 모두 해당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 근무하고 있는데 23명 정도가 연수원에서 무단이탈을 해 이들에 대한 지급정지를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계좌를 정지하면 이들이 회사에 다시 연락을 해올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주민센터에서 그들이 우리에게 연락을 하지 못하게 막은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당 계좌는 산업연수제도의 연수생들에게 근로의욕고취를 위해 적립금 일괄지급 방식으로 만들어 준 것”이라며 “현재 23명 중 대부분이 문제가 해결됐고 현재 6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 제도가 산업연수생들에게 적용되는지를 몰랐다”며 “매월 130만원정도를 지급했는데, 그러나 기숙사 제공, 식대, 복리후생, 적립금 등의 비용을 포함하면 그들이 받은 돈은 기본급 보다 훨씬 많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출 12조원에 달하는 기업에서 몇 백 만원의 임금을 착취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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