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화솔라원’으로 태양광 시장 진출한 한화
‘돈 낭비’ 업계 우려 불식시키고, 글로벌 주요 시장 점유율 1위
퍼크 셀부터 탠덤 셀까지…점차 효율 높아지는 태양광 셀

사진=한화큐셀
사진=한화큐셀

기업이 하나의 사업을 지속함에 있어 수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주를 가진 상장 기업이라면 그 부담은 더하다. 주변의 우려와 비판을 마냥 무시하고 뚝심있게 밀어붙이기가 힘든 것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이 그렇다.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진출은 사실 시작부터 좋은 시선을 받지는 못했다.

◆ 한화의 ‘뚝심’이 이룬 글로벌 ‘태양광’ 1위

한화가 2010년 중국의 솔라펀을 인수하며 ‘한화솔라원’으로 태양광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해당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였다. 삼성과 LG, 현대중공업 등 다수 기업들이 손을 뗐고, 웅진그룹은 태양광 사업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후 한화그룹이 2012년 독일의 태양광 기업 큐셀을 인수할 당시까지도 이러한 시선은 계속됐다. 더군다나 큐셀의 경우 인수 당시 적자가 46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기에, 그 우려는 더했다.

하지만 뚝심 있게 밀어붙인 한화는 2014년 흑자전환에 이어 2017년까지 연속 이익을 냈다. 2015년 합병 출범한 한화큐셀은 이후 2016년 1월 진천 제1공장 양산에 이어 2018년에는 진천 제2공장 양산을 시작했고, 같은 해 단일 셀 생산 기준 세계 최대 규모라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그룹의 태양광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은 독일과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 R&D 거점을 두고 있으며, 제조거점 또한 한국과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한화큐셀은 셀 10GW, 모듈 12.4GW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5년까지 각각 0.9GW, 1.4GW씩 증설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의 사업 성과는 모두 수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를 포함해 미국과 독일, 일본, 호주 등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 ‘태양광 톱 브랜드’로 수차례 수상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태양광 셀 누적생산량과 태양광 제품 효율에서 모두 글로벌 1위에 올라있다.

사진=한화솔루션
사진=한화솔루션

◆ 퍼크 셀부터 탠덤 셀까지…점차 좋아지는 태양광 발전 효율

주요 그룹사가 태양광에서 손을 뗀 것도, 한화가 태양광 시장에 진출할 때 모두가 우려했던 것도 당시 태양광 사업이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고 관측됐기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의 효율은 10%대에 불과했고, 향후 발전을 통해 얻는 이익으로 초기 설비 투자금액을 충당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전 효율과 출력이 올라가고,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재생에너지 사업에 다시금 시선을 돌리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특히 기술력 발전은 매우 빠른 상황으로 향후 차세대 모듈의 경우 최대 44%의 효율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한화큐셀은 퍼크(PERC) 셀에서 탑콘(TOPCon) 셀로의 전환기에 있다. 퍼크 셀은 셀 후면에 반사판을 삽입해 빛을 다시 한번 반사시켜주는 기술로, 현재 태양광 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해당 셀로 만들어진 모듈의 평균 효율은 20~22%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차세대 셀인 탑콘 셀은 후면 반사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산화막을 추가해 누설 전류를 최소화 하는 기술이다. 최근 제조원가가 낮아진 ‘N타입 웨이퍼’를 활용해 퍼크 셀보다 평균 약 1% 높은 효율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기술로는 ‘결정질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Tandem) 셀’이 연구되고 있다. 상부의 페로브스카이트 셀과 하부의 실리콘 셀을 결합한 기술로, 페로브스카이트 층은 단파장 빛을, 실리콘 층은 장파장 빛을 흡수해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탠덤 셀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이론 한계 효율인 29%를 크게 상회하는 44%의 이론적 효율을 갖고 있다. 10년 안팎이라는 짧은 개발 기간에도 이미 이를 뛰어넘는 29.8%의 효율(독일 HZB)을 기록했다. 탠덤 셀이 적용된 탠덤 모듈은 2020년대 중반부터 시장에 상용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큐셀은 지난 2월경 독일 HZB와 협력해 28.7%의 탠덤 셀 제작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한화큐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탠덤 셀의 효율에 대한 공인 인증을 받기도 했다. 제작 후 30일이 경과한 탠덤 셀을 기준으로 28.1%의 효율을 유지한 것을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타 가전제품과 비교해 20% 중반대를 기록 중인 태양광 제품의 효율은 다소 적어보일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하는 태양전지가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 한계치가 29%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실리콘 기반의 태양광 제품 효율은 매우 고도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한화큐셀
사진=한화큐셀

◆ 인체 ‘무해’·환경문제 ‘NO’

태양광 사업이 우려를 받았던 것은 인체와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선입견도 작용을 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태양광 모듈에는 중금속이 전혀 포함돼있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다. 한화솔루션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 판매, 설치되고 있는 태양광 모듈은 모두 결정질 실리콘계 모듈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다.

태양광 모듈의 기본인 태양전지는 여러 물질을 이용해 만들 수 있으나, 국내에서 양산되는 태양전지는 90% 이상이 실리콘으로 생산된다. 국내 시판 중인 태양광 모듈 중에서도 카드뮴이 포함된 태양광은 국내에서 생산도, 수입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태양광 발전설비의 전자파도 인체보호 기준에 적합하다. 전자파는 ‘인버터’라는 전력변환장치 주변에서 아주 소량 발생하며, 태양광 발전소의 전자파 세기 또한 정부 안전기준의 1% 수준으로 인체에 해롭지 않다. 이는 전자레인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주변 환경에 있어서도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2010년~2011년 200기 태양광 발전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전소 주변 74개 축사와 인근 지역에 대한 일조량, 자외선, 대기 온/습도, 가축 스트레스와 체중변화, 호르몬 검사 등을 일반 지역과 비교 실사했으나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수상태양광 또한 실증결과 주변의 수질 및 생태계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리사이클’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태양광 모듈 또한 98% 수준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듈의 75~85%가 유리와 알류미늄이기에 물리적 분리 및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국내의 경우, 환경부가 태양광 폐 패널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대상 품목에 포함시키고 재활용 방법 및 기준 등을 세분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또 산업부는 충북 진천에 태양광재활용센터를 구축해 올해 준공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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