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22일까지, 한미 정상회담 위해 방한하는 조 바이든 美 대통령
20일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조지아 정부, 20일 중대 발표 예정…현대차 전기차 공장 설립 관련 관측
SK·LG·롯데 등도 바이든 방한 맞이 ‘선물’ 공개할지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재계가 분주하다.

재계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44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공개한 바 있다. 올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 안보’가 중요 포인트로 떠오른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재계가 어떤 ‘대미(對美)’ 투자 선물을 준비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 바이든·윤석열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방문…협력 물꼬 틀까?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진행되는 윤석열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루 전인 20일 방한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계 소식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안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방문은 윤 대통령도 함께 한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기지다. 특히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와 미국 오스틴·테일러 공장을 연결하는 중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5월 진행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고, 이어 11월 그 부지를 테일러시로 결정한 바 있다. 투자금액은 170억달러에 달했다.

그렇기에 이번 방문은 윤 대통령에게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강조하던 ‘정부+기업’ 연합을 강조할 수 있는 행보일 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공고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이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투자, 협력 계획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 ‘경제 안보’ 이번 한미 정상회담 주요 화두로

평택 방문 이후 21일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모두 양국 정부·기업의 경제 협력이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윤 정부에서는 앞서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기업의 대외 투자 지원 확보 및 공동 R&D 확대, 한미 경제·안보 2+2 회의 등을 통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진행되는 환영 만찬에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6단체장 등이 참여한다.

이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5대 그룹 총수와 더불어 한화, OCI, 네이버 등 다수 기업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모이는 각 기업의 총수, 대표의 면면만 봐도 이번 한·미 정부가 경제 안보를 얼마나 중요시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출범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관건이다. 정·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일본에서 열리는 IPEF 출범 선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있었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처음 공개한 IPEF는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新)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경제 협력 구상체다. 사실상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반중(反中)’의 성격을 띠고 있는 협의체인데, 해당 협의체의 참여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움직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한미정상회담 때 IPEF 참여를 발표하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차, 美 현지 70억달러 투자 계획…SK·LG·롯데·한화 등 선물 공개할까?

이러한 기조에 힘입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계기로 각 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기술, AI, 양자 기술 등 차세대 기술 협력 논의가 해당 자리에서 오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실은 서배너 항구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 공장 부지에서 20일 중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다수의 외신이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 설립 예정지로 보도한 장소다.

AP통신 등 외신은 지난 13일 현대차가 조 바이든 美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조지아주에 7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발표할 것이라 보도한 바 있다. 해당 투자는 현지에서 약 8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 그룹이 미국 현지 투자를 앞다퉈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Queen Creek)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총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착공을 시작할 예정이며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북미 시장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독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R&D센터 설립에 1조원을, SK온은 포드와 설립한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한 약 13조원의 투자, 조지아주 단독 공장 2곳 건설 등 미국 현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롯데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결정하며,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시러큐스 공장에 신규 제품 수주 및 공정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를 결정한 기존 5대 그룹과 더불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초청받은 한화, 네이버, OCI 등 기업에서도 투자 결정이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 경제 안보가 중심이 된 만큼, 이들이 담당하는 태양광, 통신망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논의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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