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10일 공식 취임
‘탈원전 백지화’ 목표로 하는 새 정부
원전 생태계 경쟁력 및 한미 원전동맹 강화…원전 최강국 도약
에너지믹스 합리적 조정…에너지·산업·수송 부문 NDC 달성방안 수정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인 20대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을 위시한 새 정부는, 앞서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향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현안들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문재인 前 대통령 정부가 무게를 뒀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는데 이에 따라, 각 업계의 에너지 정책 방향성이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분석된다.

◆ 윤석열 대통령 ‘탈원전 정책 폐기’…원전 최강국 도약

윤 정부는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를 내세웠다.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고, 이를 통해 원전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크게는 한미 원전동맹의 강화 및 수출을 통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먼저 멈췄던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을 조속 재개한다. 이와 함께 안전성을 전제로 한 운영허가 만료원전을 계속 운전해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전의 계속 운전 신청기한을 수명 만료일 2~5년 전에서 5~10년전으로 변경해 가동중단 기간을 제도적으로 최소화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비품 발주 등 산업계 일감을 조기에 창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원전산업의 밸류체인을 상세 분석하고 핵심 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미래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인력양성 등 다각적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적극적 수주활동을 통한 원전의 수출산업화 ▲한미 원전동맹 등 외교 강화 ▲SMR(소형모듈원전) 독자 노형 개발 및 제 4세대 원자로, 핵융합 등 미래 원전 기술 확보 위한 R&D 추진 ▲국무총리 산하 전담조직 신설을 통한 팡폐물 관리 ▲원자력안전위원회 전문성·독립성 방안 추진을 통한 원자력 안전 확보 등 다양한 원전 관련 정책을 내세웠다.

한편, 앞서 문재인 정부는 경제단체들을 위시한 산업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까지 상향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에 대한 완화가 조금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윤 정부는 일단은 해당 비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정부는 현 NDC는 준수하되, 부문별로 현실적 감축수단을 마련해 2023년 3월까지 법정 국가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9월까지 기후변화영향 평가를 시행하고, 2023년에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를 적용한다.

또한 원전이 다시금 포함된 만큼 재생에너지와의 조화 등을 고려해 에너지믹스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에너지·산업·수송부문의 NDC 달성방안을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전적 탄소중립 목표에 따른 에너지전환의 속도와 실현 가능성 우려를 해소하고 다양한 에너지원 간의 균형잡힌 믹스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 ‘2050 탄소중립’ 대비해야…발빠르게 움직이는 SMR 시장

앞서 밝힌 탈원전 백지화 정책 중 벌써부터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SMR 부문이다. 아직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아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는 영향을 주기 힘드나, 2050 탄소중립을 위해 기업과 관계기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산업 자체의 정책적 수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입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로 일체화시킨 300MW 이하급 소규모 원전을 뜻한다. 기존 원전 대비 안전, 환경적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SMR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상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유력한 후보로는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美 테라파워가 거론되고 있다.

테라파워는 지난해 美 에너지부와 약 40억달러(한화 약 5조원)을 투자해 345MW급 SMR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두산에너빌리티는 美 뉴스케일파워에 약 60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앞서 2019년 진행한 4400만달러 규모 지분 투자에 이은 것으로, 도합 약 1억400만달러를 투자하게 됐다.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뉴스케일파워와 SMR의 본격적인 제작 착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 프로젝트에 공급할 SMR 본제품 제작에 착수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2023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SMR 본제품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외 삼성중공업은 해상 SMR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용융염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Seaborg)와 소형 용융염원자로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CMSR은 일반 대형 원자로에 비해 크기가 작아 활용 분야가 다양하고,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액체용융염(핵연료와 냉각재)이 굳도록 설계돼 높은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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