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시름’…구조개혁 움직임 포착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사건과 제2롯데월드 인명사고, 롯데카드 고객정보유출 등 대형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특히 롯데홈쇼핑 사건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대형 비리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룹 이미지 실추는 물론, 경영철학까지 흠집이 난 신동빈 회장이 위기를 어떻게 봉합할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홈쇼핑과 롯데월드, 롯데카드 등 주력계열사에서 잇달아 터진 대형 사고에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스캔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동빈 회장은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지시하며 신속한 사태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이 진정 기미는 커녕 오히려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통왕국 에 최대 위기가 직면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을 충격에 몰아넣은 것은 다름 아닌 롯데홈쇼핑 비리 사건이다.

특히 그룹 실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신헌 롯데쇼핑 사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충격파는 더욱 큰 상태다.

검찰의 롯데홈쇼핑 비리 수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구마 줄기 캐듯 이어져 나오고 있다.

11일 현재 전·현직 직원 5명이 구속됐다. 또 이들이 챙긴 뒷돈만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칼끝은 신헌 롯데쇼핑 대표(전 롯데홈 쇼핑 대표)를 겨누고 있다.

만약 신헌 대표가 구속될 경우 롯데그룹은 계열사 임원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되며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제2롯데 월드에서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배관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16일엔 롯데월드타워 공사장 콘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지난해 6월에는 공사 현장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현장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사고가 잇따르자 검찰과 경찰, 고용노동부는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 대한 합동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올 5월 임시 개장한다는 목표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당초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서울시의 승인을 얻어 5월에 조기 개장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다 연이은 사고로 조기 개장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월에 터진 롯데카드의 고객 정보 유출로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등 홍역을 치른 것도 신동빈 회장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유통왕국 전체가 흔들리는 사태가 오자 신동빈 회장은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특별 감사를 지시했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롯데홈쇼핑 비리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크게 격노하며 그룹사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 감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일부 계열사 는 감사를 시작했다”면서 “신헌 대표의 거취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홈쇼핑, 전·현직 직원 대거 구속
신헌 롯데쇼핑 대표 연루 의혹 ‘충격파

 

롯데홈쇼핑, 비리 ‘쇼핑’했나?

롯데홈쇼핑이 전·현직 직원들의 비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1일 현재 전·현직 직원 5명이 구속됐고 지난 10일 추가 압수수색으로 구속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신헌 대표도 비리 연루 혐의로 조만간 검찰 소환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11일 현재 롯데홈쇼핑 전·현직 직원 5명이 납품 비리와 공사비 비리로 구속됐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와 관련해 신모(60) 전 영업본부장과 이모(47) 전 생활부문장·정모(44) 전 구매담당자(MD)를 각각 9일과 8일 구속했다.

신모씨는 홈쇼핑 방송과 관련해 롯데홈쇼핑 영업 본부장 시절 납품업체 2곳에게서 억대의 금액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신씨는 2007년부터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이모씨와 정모씨도 각각 납품업체로부터 9억원과 2억7000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다.

납품대가로 뒷돈, 공사비 횡령

이뿐 아니라 인테리어 공사비와 관련된 비리도 터져 이모(50·구속) 롯데홈쇼핑 방송본부장과 김모(50·구속) 고객지원본부장이 구속됐다.

롯데홈 쇼핑은 2010년 사옥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으로 옮겼다.

이모씨와 김모씨는 당시 임대 중이던 건물의 인테리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업체에 비용을 과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업체로부터 4억9000만원을 챙겨 회사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홈쇼핑은 전·현직 직원의 비리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7일 일간지에 강현구 대표이사 및 임직원 일동 명의로 사과 광고를 실었다. 또 회사 차원의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며 “개인 비리였지만 회사 차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 신헌 대표 압박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홈쇼핑 납품업체 1곳과 납품비리에 연루된 임직원 사무실, 주거지 등 모두 3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운 임직원의 납품 관련 비리가 나타났다”고 압수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검찰의 칼끝은 신헌 대표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검찰은 납품비리 등이 신 대표의 묵인 아래 혹은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 대표는 2008년 3월부터 2012년 초까지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금이 신 대표 등 윗선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신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현재 롯데백화점으로 정상 출근은 하지만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출근 여부도 확인이 어렵다” 며 “신 대표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어떤 말이나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룹 기대주 제2롯데월드 연이은 인명사고
그룹 이미지 추락…신 회장 특별감사 지시

 

제2롯데월드, ‘사고 월드’ 오명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의 잇따른 사고도 신 회장의 주름살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 5월 임시개장 목표도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황모 (38)씨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황씨는 냉각수 배관의 압력을 시험하던 중 이음매 부분의 공기압으로 인해 튕겨 나온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씨가 있던 12층 옥상에는 황씨 외에도 3명 의 작업자가 더 있었지만 다행히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사고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16일 자정쯤 롯데월드타워 공사장 44층에 있던 콘테이너 박스에서 불이 나 25분 만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초고층 건물의 화재 취약성이 논란이 됐다.

화재와 붕괴, 낙하…연이은 사고

지난해 6월에는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하던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쇠파이프가 약 50m 아래 지상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검·경·노동청은 합동으로 이번 달 둘째 주에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 대한 합동점검을 진행했다.

이들 기관은 합동점검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 안전 조치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경은 향후 안전사고가 재발하면 강력한 행정 제재를 하고 책임자를 엄벌하기로 했다.

또 이번 황모씨 사망사고의 원인이 공기 단축을 위해 작업을 서두르면서 공사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라 결과에 따라 관련자 사법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는 하루 평균 70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인데다 공사 현장에 유동 인구도 많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이미지 실추 불가피

롯데그룹은 지난달 제2롯데월드 입점 업체를 포함시킨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면서 5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개장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서울시가 각종 안전사고와 교통 관련 대책 없이는 임시개장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가 빈발해 꼼꼼히 살필 계획”이라며 “한쪽에선 공사를 하고 한쪽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면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5월 개점을 위해 총력전을 펴왔지만 이번 사고로 임시 개장은 더 불투명해졌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잇달은 악재로 롯데는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 취임 이후 신뢰경영과 투명경영, 정도경영을 강조해 온 신 회장의 철학까지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신 회장이 위기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