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관리의 달인’…경영 방식도 ‘우직’

▲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파이낸셜투데이=조민경 기자] 강 사장은 1988년 신한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후 영업력이 떨어져 고전하는 지점들의 바닥 난 체력을 끌어올리며 영업력을 과시했다.

1992년 당시 실적 악화로 폐점 위기를 맞은 동두천 지점의 지점장을 맡아 이듬해 내부 업적평가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비용 대비 수익 창출이 어려워 기피대상 1순위였던 압구정지점장을 맡아 최고의 실적을 내기도 했다.

2012년 은행 출신이 아닌 증권업계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업계를 놀라게 했던 강 사장. 이번에는 신한금융투자의 ‘체력 관리’에 나섰다.

“무조건 덩치 불리기 지양”

강 사장은 우선 무조건 덩치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장 증권사 인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평범한 회사를 사서 덩치를 키우는 것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1+1’이 2가 아니라 1.6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02년 굿모닝증권과 합병한 경험이 있다.

그는 “덩치만 키우는 인수·합병(M&A)은 지양해야 한다”며 “만일 M&A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모델과 합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부적 변화를 통해 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올해가 지난해처럼 장이 똑같이 어렵더라도 덜 힘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며 “직원들에게 요구해온 것은 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영업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 사장은 취임 후 신한금융투자가 다양한 부문에서 고른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사업 다양화에 주력했다.

증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는 리테일 영업의 실적 기여도는 낮추고 본사 영업을 키웠다.

수익구조 개선 노력은 성과로 연결됐다. 2011년 업계 9위권에 머물던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 순위는 지난해 3위까지 올라왔다.

강 사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약 80%가 본사 영업에서 나왔다”며 “본사 영업 중에서도 주식·채권 부문에서 수익이 많이 나기 시작했고 법인 홀세일과 투자은행(IB) 업무 등에서 골고루 이익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대체투자 사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원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대체투자와 사모펀드 출자를 담당할 투자금융부를 신설해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자산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밖에서 안을 보니 고객이 보였다”

‘증권맨’ 강 사장에게는 KT뮤직 대표(2005년 ~2010년)를 지낸 특이한 이력이 있다.

그는 “당시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사를 M&A하는 과정에서 전기·전자(IT)와 콘텐츠라는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됐고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되돌아봤다.

잠시 금융투자업계를 벗어나 업계 밖에서 안을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은 강 사장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당시 업계 밖에 머물면서 증권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게 됐다”며 “증권사 직원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과 나아갈 방향을 깨달았고, 그 경험을 지금의 경영에 녹이려 한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 목표 아래 직원 평가에 고객 수익률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일시적인 실적보다 장기적인 실적을 잘 내는 직원이 훌륭한 직원”이라며 “고객이 다른 고객을 데려와 소개해 줄 만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런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고 언급했다.

강 사장은 직원들이 고객의 신뢰를 얻으려면 모든 직원이 ‘프로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쩐(전·錢)’에 대한 강 사장의 철학은 무엇일까.

“돈은 인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잘 벌고, 관리하고, 쓰는 것 모두 중요합니다. 특히 돈을 벌고 관리하는 과정에 제가 몸담은 증권업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따뜻한 금융’…사회공헌에도 앞장

신한금융투자의 사회공헌활동은 신한금융그룹의 ‘따뜻한 금융’과 맥을 같이 하는 게 특징이다.

강 사장은 이를 위해 신한장학재단·신한미소금융 재단 기금 출연 및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조성되는 ‘모아모아해피기금’ 등 다양한 활동으로 소외계층을 후원하고 있다.

조직적인 사회공헌을 위해 2006년 사회봉사단 ‘新사랑’을 출범시켰고 이를 향상시켜 ‘熱心利(열심이)’ 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직원들 스스로도 손을 들어 사회봉사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2002년 설립된 봉사동아리 ‘사사모(총 75명)’는 홀 트아동복지회와 천사의 집 등 장애인 시설과 고아원 방문 봉사활동, 어린이재단 정기후원 등을 하고 있다.

2003년 대리 이하 급의 열정으로 가득 찬 직원들로 구성된 ‘영리더’ 조직은 해외아동 자매결연 봉사활동과 사랑의 동전밭, 실로암 복지관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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