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자산운용 이어 보험사 인수 중장기적으로 추진”

▲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투데이=조민경 기자] “애플이 처음부터 컸나요?” 키움증권이 2000년 1월 말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할 때만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오히려 주식매매 수수료를 내리는 데 일조한다는 비난만 들었다. 지점 없이 온라인거래만 고집해 오던 키움증권은 최근 8년째 주식거래 점유율 13%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인베스트먼트 등 금융 계열사까지 갖추게 됐다.

“규모는 작지만 단단하게 다지면서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로 가고 있습니다. 회사가 작다고 해서 구성원이 작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애플 창 업 당시 이렇게 성장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나요? 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6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는 공학도 출신으로 기술고시(21회)에 합격해 옛 상공부에서 공무원을 지내다 2000년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업계로 나온 공무원 출신 CEO다.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건 키움증권 대표로 옮긴 2009년 5월이다. 그가 취임 후 5년 동안 역점을 둔 것은 금융 계열사를 정비하는 업무였다.

키움자산운용사 설립과 키움증권 인도네시아(옛 동서증권 인도네시아) 인수, 키움저축은행 인수(옛 삼신저축은행), 최근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나서 실사를 마치고 현재 가격 협상 중이다.

우리자산운용(21조원)과 키움자산운용(8000억원)이 합쳐지면 키움증권은 수탁액 22조원으로 자산운용업계 7∼8위인 운용사를 거느리게 된다.

“보험업 진출에 역점 둔다”

키움증권의 다음 목표는 보험업 진출이다.

권 대표는 “기업 성장에서 인수합병(M&A)은 필수다.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나선 것도 규모를 키우는 데 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주식 운용과 부자마케팅, 대체투자 펀드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자산운용과 합치거나 병행 운영 후 다음 상황을 지켜보고 합병 등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대표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보험사까지 인수하면 금융계열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사 인수 검토를 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찾아와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규모나 시너지 효과가 맞지 않아 나서지 않았다”면서 “LIG손해 보험도 우리가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커 나서지 않았으나 시간을 두고 적당한 기회(매물)가 생기면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점망이 있는 기존 증권사 인수에 나설 계획은 없다”며 “온라인 증권사라는 ‘키움웨이’의 강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불황 속에도 지난해 흑자를 달성해 주주 배당과 직원 인센티브(성과보수)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권 대표는 “아마존처럼 인터넷 발달이라는 세계적인 트렌드(동향)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다.

순수 온라인만 하고 오프라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작은 신생 조직으로 여전히 헝그리·벤처정신이 살아있는데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세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성장의 비결”이 라고 강조했다.

 

기술고시 합격한 상공부 출신 CEO
“애플이 이렇게 성장할 줄 알았나”

 

온라인 투자 백화점…주식·선물 등 두루 갖춰

키움증권은 온라인상에서 주식과 선물, 옵션, 해외선물, 해외주식, 랩, 펀드 등 모든 투자금융업을 갖췄다.

권 대표는 올해 펀드 슈퍼마켓(온라인펀드코리아)출범에 따른 경쟁심화 우려에 대해 “길게 보면 온라인시장 파이(규모)를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추기보다 온라인 컨설팅 활성화 등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키움증권도 최근 불황을 견디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권 대표는 “세계 금융위기가 5년간 지속했다.

이런 불황을 피해갈 순 없다.

코스피·코스닥 전 체 시장의 매매약정이 2011년 말 하루 평균 최고 12조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5조원으로 거의 바닥이다.

주식매매뿐 아니라 상품 판매와 채권, 기업 공개 등 자본시장 자체가 너무 위축됐고 역동성 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올해 키움증권을 신흥 투자은행(IB) 강자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기업공개(IPO)를 더 키울 계획이다. 딜을 쫓아다니면 재미가 없어 5년 후 상장할 기업들을 골라 키우는 전략을 취했다.

지난해에 6건의 상장을 유치했고 올해도 6개 이상 기업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관절 제조업체인 유엔아이와 모바일부품업체 세경하이테크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업체 베셀은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2010년 구성한 IPO 전담팀이 지난해에 비로소 흑자를 냈다.

IB분야에서 기업금융과 구조화금융, 프로젝트금융, 회사채 인수, 미분양담보대출 등 업무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