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주,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리오프닝 수혜’ 톡톡…주가 상승
항공‧여행주, 더딘 업황 회복에 주가 하락…“장기적 접근 필요”

사진=하이브, 대한항공
사진=하이브, 대한항공

정부의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로 리오프닝(경기 재개)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업종마다 주가 등락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7일 41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이달 1일(34만8500원)보다 18.8% 상승했다.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와 대체 불가능 토큰(NFT) 신사업 진출 등 호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관해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로 펀더멘털 개선이 예상되고, NFT‧메타버스 신사업 진출로 케이팝(K-Pop)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가치가 확대되면서 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하이브 외에도 에스엠(이달 1일 8만300원 → 17일 8만4000원)과 JYP Ent.(5만3300원 → 5만5400원) 등 대형 기획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리오프닝 관련주로 기대를 모았던 항공주와 여행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항공주는 이달 들어 2~10% 하락했다. 항공 대장주 대한항공은 이달 1일 3만450원에서 17일 2만9850원으로 1.97% 내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몇몇 항공사는 3분기 호실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외에도 아시아나항공(2만2350원 → 2만500원), 진에어(2만800원 → 1만9050원), 제주항공(2만1650원 → 1만9300원), 티웨이항공(3970원 → 3600원) 등 항공주 대다수가 하락했다.

이는 잠재적인 해외여행 수요 급증이 예상됐으나, 한국에서 가까운 중국‧일본 관광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국내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일본‧동남아시아 국가가 자가격리 제도를 해제하거나 더 느슨하게 해야 업황이 정상화되고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제 여객이 V자 반등을 그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면서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일본은 아직 격리 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 연구위원은 “중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2월 전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본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선이 있는 3월 전까지 격리 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오프닝 수혜가 기대됐던 여행주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출국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출국자가 여전히 평년대비 5% 수준에 불과해 주가 회복은커녕 하락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하나투어는 이달 1일 8만3100원에서 17일 7만5900원으로 8.7% 내렸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2만5650원 → 2만2500원)와 레드캡투어(2만4950원 → 2만1450원)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여행 심리 회복이 주가 상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방문하려는 국가의 상황이 수시로 급변해 사전 고지 없이 봉쇄 조치가 취해지는 등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대대적인 백신 보급에도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수가 줄지 않고 있어 여행 심리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엔터주가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일상 회복을 선언한 국가가 늘면서 이미 오프라인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화 연구원은 “오프라인 콘서트가 코로나19 이후 자취를 감췄기에 수요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일례로) 방탄소년단(BTS)은 이달 말~내달 초 미국 LA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위상을 반영하듯 코로나19 이전 미국 투어 때보다 공연장 규모가 커지고, 평균 티켓 가격도 5.64% 상승했다. BTS의 미국 4회 공연으로 예상되는 매출은 48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TS와 블랙핑크 등 탑티어 아티스트들은 경기장 규모의 공연이 기대되며, 이를 반영한 시장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여행주와 항공주는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회복’이라는 방향성은 다른 리오프닝 관련주와 같지만, 변수가 많아 단기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주는 단계적 일상 회복 국면 진입에도 쉽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진압이 어려운 일별 코로나19 확진자수, 해외 현황 등 외부 변수 때문”이라며 “업황에 대한 ‘회복’ 방향성은 명확하며, 긴 호흡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