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글 플레이 스토어 캡쳐
사진=구글 플레이 스토어 캡쳐

블록체인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콕 플레이(KOK PLAY)’에 대해 사기·다단계 주장이 제기됐다.

‘콕 플레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영화, 게임, 웹툰 등 각종 콘텐츠를 ‘콕 코인(KOK coin)’을 통해 소비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으로, 2019년 론칭했다. 수익구조는 광고, 플랫폼, 수수료, 콘텐츠 판매, 쇼핑몰 등이다.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콕 코인은 정확하게 말하면 코인이 아니라 ‘토큰(Token)’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코인’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메인넷(Main net)’을 통한 검증을 거쳐 시장이 유통되지만, ‘토큰’은 메인넷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테스트넷(Test net)’에서의 지불수단, 즉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화폐다.

국내에서는 주로 중년층을 중심으로 여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사기, 다단계라고 주장한다.

콕 플레이 백서에 따르면 콕 플레이는 몇몇 거대 플랫폼의 독점으로 왜곡된 콘텐츠 시장에 문제의식을 갖고, 공정(Fair)과 나눔(Share)의 가치를 실현(Enable)하는 블록체인을 통한 디지털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표방하며, ▲TV ▲게임 ▲영화 등 ‘한류 열풍의 중심이 된 풍부하고 다양한 K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기에는 제공되는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TV의 경우 제공되는 영상의 종류가 10개에 불과하며, 유튜브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영화도 132편이 제공 중이지만, 한류 열풍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게임의 경우 등록된 것이 3개뿐이고, 그마저도 하나는 서비스되지 않는다. 플랫폼을 통한 콕 코인 소비가 늘어야 콕 코인 가치도 상승할 텐데, 2019년 론칭 이후 이렇다 할 서비스나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콕 플레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가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을 가입 시 생성한 계좌로 보낸 뒤 콕 코인을 구매해 플랫폼에 스테이킹(Staking, 예치)하면 예치금액에 따라 매월 최저 4%에서 최대 20%의 이자를 제공한다고 홍보하면서 투자자를 모은다. 예치할 수 있는 최소 금액은 300달러(약 36만원)부터다.

눈에 띄는 점은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원금의 200%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본인을 추천한 사용자가 스테이킹을 하면 그와 동일한 이자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프론티어 보상’을 통해 투자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계좌를 추가로 개설해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다른 투자자 가입을 유도한다.

사기·다단계를 주장하는 이들은 이것이 가능한 한 많은 금액, 추가적인 스테이킹을 유도해 궁극적으로는 예치한 원금을 찾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라고 주장한다. 추천인이 많을수록 수익 한도인 200%에 더 빨리 도달하게 되고, 수익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계좌를 추가해 돈을 더 넣게 된다는 것이다.

스테이킹한 원금을 찾는 것도 문제다. 콕 플레이에 따르면 원금 출금에는 한 달가량 소요되는데, 여기에는 콕 플레이의 검수와 승인이 있어야 한다. 즉, 콕 플레이가 승인을 안 하면 원금을 찾는 것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콕 코인은 현재 ▲ZBG ▲빗썸 글로벌 ▲비트랙스 글로벌 ▲쿠코인 등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만, 원화 거래가 가능한 곳은 없다. 콕 코인이 콕 플레이 자체 화폐라는 점에서 콕 플레이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자산로서의 가치는 없다.

관련해서 최근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일본인 97명은 콕 플레이에 약 42억원 규모의 사기를 당했다며 콕 플레이 전·현직 경영진 4명을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원금 출금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투자사기, 유사수신, 금융 피라미드 등 불법 금융 추방을 위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백두산’에는 부모님이나 친척 등 가족이 콕 플레이에 빠져 목돈을 넣었다는 등 사기 피해를 우려하는 글과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는 글 500여개가 올라와 있다.

한편, 콕 플레이 홈페이지에는 회사의 위치, 이메일, 연락처 등 정보가 나와 있지 않다. 이같은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4월 콕 플레이를 인수한 블록체인 기업 ‘미디움’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해외에 있는 재단이 인수한 것이지, 한국법인이 인수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쪽과 소통하고 있지 않아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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