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오는 26일 시장 첫 선

▲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사진은=연합뉴스
[파이낸셜투데이=조민경 기자]‘펀드온라인코리아’는 여러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한곳에 모아 투자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온라인 장터다.

침체된 펀드시장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한 ‘펀드온라인코리아’는 말의 해인 올해 3월 26일 영업을 시작한다.

고객들에게 올바른 투자문화를 선도하겠다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차문현 대표. 그의 경영전략이 궁금하다.

“넓은 대지를 가로지르는 청마(靑馬)처럼 영업개시 원년인 2014년을 출발점으로 힘차게 달려 나가겠습니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가 밝힌 포부다. 차 대표는 1954년생 말띠로 말의 해인 2014년에 펀드온라인코리아가 문을 여는 것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차 대표는 “투자자들이 단기 수익률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지양하고자 한다”며 “펀드에 회사의 운용 철학이 드러나기까지는 3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의 우수한 펀드도 투자자들에게 소개된다”며 “고객들이 장기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올바른 투자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업이 시작되면 1000개 가량의 공모 펀드가 온라인에 선보이는데 무엇보다 고객의 관심을 어떻게 끌어 모으느냐가 관건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일단 낮은 판매 수수료율에서 해법을 찾았다.

차 대표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판매 수수료율을 시중 펀드(1%대)의 3분의1 수준인 0.35%로 할 것”이라며 “채권형 펀드는 시중 수수료율의 6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대수익률이 4~5%인 현재 수수료율의 차이는 과거 기대수익률이 10%일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차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기존 판매사보다 낮은 비용으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어 실질적인 투자수익률이 올라가는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수수료 혜택과 함께 초보 투자자라도 쉽고 편리하게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홈페이지를 2월 중에, 플랫폼은 3월 영업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금융투자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띤 만큼 업계가 펀드온라인코리아에 갖는 기대감은 크다.

은행원과 자산운용사 사장을 거쳐 펀드온라인코리아 수장으로 ‘인생 3막’을 시작한 차 대표의 어깨도 부담감으로 무거울법하다.

경남상고를 졸업한 차 대표는 1972년 부산은행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동화은행, 우리투자증권 등을 거쳐 유리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가난으로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은 직장 생활 과정에서 세종대(학사)와 고려대(석사), 한성대(박사)에 입학하면서 이뤘다.

펀드시장 구원투수 자처 단기 수익률 ‘지양’
“금융실명법상 온라인 계좌 개설 문제는 아직 요원”


‘상고·지방은행’ 출신이라는 출발선에서 시작해 강남의 대형은행 지점장과 증권사 임원, 자산운용사 사장에까지 오른 차 대표의 저력이 펀드시장 활성화에도 발휘되기를 업계는 기대한다.

물론 처음부터 수익을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차 대표도 초반 1년~2년은 적자를 각오하고 있었다.

그는 “전산 투자에 돈이 많이 들어갔고 인건비도 있어 초반부터 흑자를 내기는 어렵다”며 “올해 설정액 목표가 1조원인데 잘 운용해 2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이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현재 47개사가 출자에 참여해 자본금 218억원으로 출범했다.

해결해야 할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출범 초기부터 지적된 금융실명법상 온라인 계좌의 개설 문제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따라서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영업을 시작해도 신규 계좌를 만들려면 직접 은행 등의 창구를 방문해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차 대표는 “현행법 내에서 공인인증서를 활용하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검토하는 만큼 기대를 하고 지켜보고 있다”며 “일단 전국적으로 지점이 있는 시중은행 1곳과 시골 구석구석에도 있는 우체국을 계좌 개설처로 삼아 불편을 최대한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경영철학 ‘하모니’

차 대표의 경영철학도 관심을 끈다. 펀드온라인코리아에 입사를 하면 급여의 0.5%를 공제해 기부금을 내겠다는 각서를 써야한다.

차 대표의 경영철학인 ‘하모니(H.A.R.M.O.N.Y.)’ 가운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정신에 기인한 것.
하모니는 정직(Honesty)과 겸손(Apology), 공정(Rule), 도덕(Morality), 현장중심(On the spot), 봉사(Nobless Oblige), 배려(You first)의 의미를 담고 있다. 차 대표는 이런 핵심가치를 명함 크기로 만들어 항상 가지고 다니며 모든 결정의 기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그의 삶에서도 볼 수 있다.

차 대표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사람 사이에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먼저라는 생각에서다. 이는 ‘보이지 않는 이력서’, 즉 인맥이라는 재산으로 이어졌고 이 재산은 차 대표의 성공을 가져왔다.

1996년 동화은행 도산로 지점 초대 지점장에 부임할 당시 첫날 수신액이 500억원, 1년 만에 3000억원의 예금을 유치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는 차 대표가 1991년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귀인 덕이 컸다.

1998년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동화은행이 퇴출당했을 당시에는 차 대표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추천으로 제일투자신탁증권(현 하이투자증권) 법인영업부장을 맡게 됐다.

그중에는 같이 일한 적이 없는 직원도 있었다. 이는 차 대표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존중했기 때문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경우 3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차 대표가 직접 뽑았다.

차 대표는 “‘사람’은 누구의 인생에서나 큰 보물”이라며 “나의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어떠한 사람을 알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는 성공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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