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롯데, 얼굴‧손바닥으로 결제…삼성카드, 지문센서 내장 카드 도입 추진
기존 간편 결제 사용 번거로움 해소…코로나19 인한 언택트 흐름과도 맞아
빅테크 진출로 더 치열해진 경쟁…결제 방법 다양성 확보 차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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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 이후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은 일상이 됐다. 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물 카드가 없어도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갖춘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은 언택트 트렌드를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언택트 트렌드 속에서 여러 카드사가 자사 플랫폼과 함께 ‘간편 결제’라는 이름을 달고 각종 페이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사용은 번거롭다. 결제하려면 휴대전화를 조작해 페이 앱을 실행시켜야 하고, 오프라인 결제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매장에 따라 단말기를 점원에게 건네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외부 활동 자체를 안 하는 현실에 비춰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생체인식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내 신체가 곧 결제 수단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물 카드나 스마트폰 단말기가 없어도 되고, 타인과의 접촉도 피할 수 있어 개인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최근 흐름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의 시장 진출로 경쟁이 더 치열해진 상황에서 결제 방삭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롯데카드, ‘핸드페이’…세계 최초 ‘손바닥 결제’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손바닥 정맥 정보를 통해 결제하는 ‘핸드페이(Hand Pay)’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손바닥 생체정보를 통한 본인 인증 및 결제 서비스 상용화는 롯데카드가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핸드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손바닥 정보를 등록한 이후 전용 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으면 본인 인증과 함께 결제가 이뤄진다. 결제는 전용 단말기의 근적외선 센서가 정맥 속 헤모글로빈 성분을 조사해 식별하는 방식인데, 근적외선 센서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단말기에 손바닥을 대지 않아도 돼 위생적이라는 설명이다. 2017년 5월 16일 첫 상용화 이후 현재 세븐일레븐, 오크밸리 등 160여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보안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손바닥 정맥 정보는 이미지가 아닌 패턴 정보로 저장되는데, 이때 해독이 불가능한 데이터로 변환, 암호화되는 과정을 거치고, 이를 금융결제원과 분산 관리한다. 또 결제 시에는 가상 카드번호가 생성되고, 가맹점 포스에는 정맥 정보가 남지 않기 때문에 정보 유출 가능성이 매우 적을뿐더러, 만의 하나 유출이 된다고 해도 이를 통해 카드를 복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핸드페이’ 서비스의 간편함과 우수한 보안성을 적용했을 때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 위주로 ‘핸드페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얼굴 인식에 비밀번호 입력까지’…신한카드 ‘페이스페이’

신한카드는 ‘얼굴’이 결제 수단인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얼굴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한 서비스는 신한카드가 처음으로, 2019년 10월 그 혁신성을 인정받아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월부터 신한은행 한양대학교 지점과 한양여자대학교 출장소, 한양대학교 교내 식당과 CU편의점 등 대학가 중심의 16곳에 ‘페이스페이’ 결제 시스템을 구축, 첫 상용화에 들어갔다. 약 1년 뒤인 지난 18일에는 대형 유통점 최초로 홈플러스 월드컵점에 서비스를 론칭했다. 특히, 마이홈플러스 신한카드 회원은 ‘페이스페이’ 결제만으로 멤버십 포인트를 자동으로 적립할 수 있다.

사진=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결제는 3D‧적외선 카메라가 고객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촬영해 얼굴의 특징을 디지털 정보로 추출, AI 알고리즘을 통해 등록했던 얼굴과 결제를 위해 사용 중인 얼굴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한카드는 얼굴 특징점 정보 활용에 원본 파일을 이용하지 않고, 등록된 정보를 개별 서버에 적용하는 등 얼굴 인식을 위한 AI 알고리즘과 생체정보 보호를 위한 암‧복호화 기술 등이 집약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결제와 관련된 만큼 금융보안원의 가이드에 따라 얼굴 정보 인식률에 대한 높은 기준을 적용했고, 결제 간 비밀번호 입력이라는 추가 단계를 거치도록 하는 등 높은 보안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카드, 삼성전자‧마스터카드와 ‘지문인식 카드’ 개발‧도입

삼성카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카드 사용간 보안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지문 센서가 내장된 카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지문인증 카드’는 사용자의 지문정보를 저장하고 인증할 수 있는 IC칩이 내장된 카드로,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올린 상태에서 카드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터치하게 되면 결제가 진행된다. 이 카드 도입을 위해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마스터카드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지문인증 IC칩을 개발하고, 삼성카드와 마스터카드는 각각 ‘지문인증 카드’의 국내, 해외 도입을 맡았다.

이 카드가 출시되면 카드를 분실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등록된 지문이 없으면 결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결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에서 사용할 때 비밀번호나 PIN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어 노출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삼성카드는 ‘지문인증 카드’에 쓰일 IC칩에 대해 최고 수준의 국제 보안 인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첨단 보안기술을 활용한 실리콘 지문 등 가짜 지문을 식별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올 하반기에 해외 결제가 많은 법인카드에 우선 적용한 후 시장 상황에 맞춰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더 간편하고, 코로나19 이후 트렌드에 부합…빅테크 경쟁간 다양성 확보

카드사들이 생체인식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일단 기존의 간편 결제 서비스보다 더 간편하고 언택트 흐름에도 부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디지털화로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사만의 플랫폼과 각종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결제 수단이 실물 카드에서 디지털 카드로 바뀌었을 뿐 결제 과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을 조작해서 페이 앱을 구동시키고, 카드를 선택해서 지문을 인식시킨 다음 결제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다소 번거롭다.

또한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매장에 따라서 결제를 하려면 불가피하게 스마트폰을 점원에게 건네야 하는데, 사람 간 접촉을 피하기 위해 외부 활동 자체가 상당히 줄어든 마당에 거의 하루종일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다른 사람이 만지게 된다는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불안 요인이기도 하다.

아울러,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가 간편 결제 서비스를 앞세워 신용카드업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 월 30만원 한도로 소위 ‘외상 결제’를 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의 ‘후불결제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도 신용카드업의 일부를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드업계는 한도 상향은 시간 문제로 보고, 한도가 상향되면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서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던 빅테크의 실적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49억원 흑자로 전환했고, 같은 기간 카카오는 650억원 적자에서 251억원 적자로 불과 1년 만에 그 폭을 크게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생체인식 결제 서비스는 기존 간편 결제보다 더 간편하거니와 보안 측면에서도 더 우수하다”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결제 방법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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