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치러지는 2020 LoL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LPL의 쑤닝과 LCK 담원 게이밍의 대결
자국 리그 ‘천적’을 뚫고 올라온 쑤닝, 롤드컵서 LCK 팀과는 첫 대결
아마추어리그부터 시작한 담원,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

오는 31일 오후 7시 담원 게이밍과 쑤닝의 2020 LoL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이 치러진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오는 31일 오후 7시 담원 게이밍과 쑤닝의 2020 LoL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이 치러진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지난달 25일부터 약 한달의 시간을 달려온 ‘2020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도 이제 대망의 결승전만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결승전은 한국(LCK)의 담원 게이밍과 중국(LPL) 쑤닝의 대결로 진행된다.

담원은 8강서 DRX, 4강서는 G2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며, 쑤닝은 8강과 4강에서 자국 리그 팀인 징동 게이밍과 탑 e스포츠(TES)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LCK가 결승전에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으로, 담원이 ‘1부 리그’라는 타이틀을 되찾아 올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결승전은 오는 31일 오후 7시 진행되며, 이번 롤드컵에서는 처음으로 유관중으로 실시된다. 상하이 푸동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경기에는 방역지침에 따라 약 6000여명의 관중이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 ‘18분 58초’ 압도적 체급차로 G2 꺾은 담원, ‘장인 픽’으로 TES 무너뜨린 쑤닝

4강 시작 전 G2의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가 “미안하지만 결승전에 LCK의 자리는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한 것이 무색하게도, 담원은 G2를 상대로 3:1 압승을 거뒀다.

물론 한 세트를 빼앗기긴 했으나, 승리한 3개의 세트 모두 확실한 체급차를 보여줬고, 특히 마지막 4세트는 바텀 라인의 ‘고스트’ 장용준을 앞세워 18분 58초만에 G2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는 역대 롤드컵 최단 시간 경기로 기록됐다.

올해 롤드컵 담원의 최대 강점은 승리 패턴의 다양성이다. 상체와 하체, 초반과 후반 등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은 전략을 매 경기 구사하고 있기에 다전제에 있어서도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8강과 4강에서 만난 DRX와 G2 모두 이색적인 전략을 하나씩 들고 나왔으나, 담원은 이를 적절히 받아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쑤닝은 8강서 징동 게이밍을 꺾은 것에 이어 또 한번의 반전을 이뤄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TES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한 것. 물론 8강전과 4강전 모두 세계 최정상 리그인 LPL 팀 간의 경기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졸전이었다고는 하지만, 시드 3번인 쑤닝이 시드 1번과 2번을 모두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한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쑤닝의 강점은 라인전 단계에서의 강함이다. 특히 정글러인 ‘소프엠’ 레꽝주이는 이번 롤드컵이 ‘킨드레드’, ‘그레이브즈’와 같은 ‘성장형 정글러’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리신’, ‘자르반4세’와 같은 라인 개입형 정글러를 선호하고 있어, 경기 초반 영향력이 상당한 편이다. 이는 ‘잭스’, ‘갱플랭크’ 등의 장인챔피언을 지닌 탑 라인의 ‘빈’ 천쩌빈과의 시너지로 이어져 쑤닝의 상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결승전에 진출한 담원 게이밍. 사진=라이엇게임즈
결승전에 진출한 담원 게이밍. 사진=라이엇게임즈

◆ 담원의 우세 점쳐지는 결승전, 3년 만의 왕좌 탈환할까

두 팀 모두 4강을 뚫고 올라온 강호지만, 전체적으로는 담원의 우세가 점쳐진다. 선수들의 라인전 체급과는 별개로 운영 측면에서 이득을 빠르게 굴리는 속도가 담원이 월등한 것이다.

실제로 쑤닝은 TES와의 4강전 3세트에서 ‘쉔’ 정글을 활용해 경기 극 초반부터 승기를 거의 다 잡았음에도, 이득을 굴리지 못해 경기가 30분 이상 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4강전 나머지 세트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자신들이 충분히 유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교전이나 운영이 아닌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에 반해 담원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교전과 운영 모두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LCK 해설위원들이 자주 언급하는 ‘대각선의 법칙’이 아닌, 선수들의 플레이로 각 상황 모든 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고, 이를 빠르게 승리로 직결시켰다.

라인별로 비교하면 탑에서는 ‘빈’의 ‘장인 챔피언’들로 인해 백중세가 전망되며, 정글에서는 ‘성장형 정글러’를 잘 다루는 ‘케니언’ 김건부의 우세가 점쳐진다. 미드 라인에서는 비록 ‘쇼메이커’ 허수가 8강전에서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지만, 4강서 최고의 미드 라이너라 평가받는 G2의 ‘캡스’ 라스무스 뷘터를 라인전과 운영 모두에서 압도적으로 제압한 바 있다. 따라서 ‘엔젤’ 상타오와의 대진도 우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텀에서는 원거리 딜러 두 선수(‘후안펑’, ‘고스트’)가 앞선 경기들에서 챔피언 ‘진’으로 좋은 모습을 다수 보여준 바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서포터 포지션에서는 ‘베릴’ 조건희가 타 라인 개입력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이를 쑤닝의 ‘소드아트’ 후숴제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담원이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LCK로서는 2017년 삼성 갤럭시(현 젠지)의 우승 이후 3년 만에 왕좌를 탈환하는 셈이 된다. 여기에 T1, 삼성에 이은 세 번째 LCK 우승팀의 탄생으로도 기록된다.

담원 자체로는 아마추어리그에서 시작한 팀이 LoL 챌린저스, LCK 제패에 이어 세계 무대까지 정복하는 쾌거를 이루는 것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과연 오는 31일 결승전에서 담원이 왕좌에 앉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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