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젠지는 조 1위, DRX는 조 2위로 8강 진출
담원 대 DRX, 2017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LCK 내전
젠지, 지난해 T1 떨어뜨린 G2와 8강 대전
8강서 젠지 승리 시, 4강서 또 다시 LCK 내전 성사

사진=라이엇게임즈
사진=라이엇게임즈

‘2020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그룹스테이지가 모두 종료되고, 오는 15일부터는 토너먼트 스테이지(8강, 녹아웃 스테이지)가 진행된다. 담원 게이밍과 젠지는 1위, DRX는 2위로 LCK 세 팀 모두 호성적을 거두며 8강에 진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다만 조 추첨 결과 공교롭게도 8강에서부터 LCK 팀 간의 내전이 성사됐다. B조 1위였던 담원이 D조 2위였던 DRX와 맞붙게 됐으며, 경기는 오는 15일 오후 7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LCK 세 팀 모두가 아랫 블록에 배정됐기에, 만일 젠지가 승리한다면 4강에서 또다시 LCK 팀 간의 내전이 성립될 전망이다. 젠지의 상대는 G2로 지난해 롤드컵 8강에서 담원을, 4강서는 T1을 떨어뜨린 LEC의 1번 시드다.

◆ 담원과 DRX, 한 팀만이 올라간다

LPL의 탑 e스포츠(TES)와 쑤닝이 윗 블록에 위치하게 되면서, 조 2위였던 DRX는 어쩔 수 없이 아랫 블록에 위치해 담원과의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TES와는 같은 조였기에 같은 블록으로 배정될 수 없었던 것이다.

LCK 팬들 입장에서는 가장 막강한 전력인 LCK 1번 시드와 2번 시드가 8강에서 맞붙게 돼 우려가 크다. LPL 또한 윗 블록에서 쑤닝과 징동 게이밍(JDG)의 내전이 성사됐으나 2, 3번 시드 간의 맞대결이다.

일각에서는 담원에게 유리한 대진이 짜여졌다는 평가도 있다. 조 추첨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만일 DRX가 조 1위로 올라왔다면 현 최강 팀이라 평가 받는 TES와 8강에서 맞붙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담원 입장에서는 최근 LCK 서머 결승전에서 만나 3:0으로 꺾은 바 있는 DRX와 맞붙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

현재 DRX는 ‘표식’ 홍창현의 경기력이 절정에 올라있으나, ‘데프트’ 김혁규, ‘케리아’ 류민석의 바텀 듀오의 컨디션이 크게 좋지 않다. 탑 라이너인 ‘도란’ 최현준도 크게 눈에 띄는 성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대호 감독의 전술 또한 정형화됐다는 평가이기에 여러모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다전제에 있어서는 김대호 감독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 다만 현재 담원의 경기력이 ‘쇼메이커’ 허수가 JDG 전에서 잠깐 흔들린 것을 제외하면 결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담원은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너구리’ 장하권이 보여준 그룹스테이지의 경기력은 LCK 서머 이후 더 성장한 것처럼 보였으며, ‘케니언’ 김건부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 또한 흠잡기가 힘들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룹스테이지에서 보여준 승리 공식의 다변화,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선수들의 체급이 담원이 강팀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실제로 과거 2015년과 2017년 8강에서 LCK 내전이 일어났을 당시 조 2위였던 KOO 타이거즈와 삼성 갤럭시가 승리해 4강에 진출한 바 있다. DRX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던 만큼, 담원에게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사진=라이엇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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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1은 우리도 꺾었다’ 젠지, G2 꺾고 4강 진출할까

담원의 승리가 우세한 내전과는 달리 젠지와 G2의 경기는 예측이 반반으로 갈리는 모양새다. G2의 경우 최근 몇 년동안 ‘LCK 킬러’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T1, 담원 등 팀을 상대로 승리해왔는데, 젠지 또한 최근 경기력이 전혀 꿇리지 않았기에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것이다.

양 팀 모두가 현 대진에는 만족하는 듯 보인다. 실제로 조 추첨 이후 G2의 선수들은 LPL을 만나지 않은 것에 감사를 SNS 곳곳에서 표하고 있다. 젠지는 크게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LCK 내전, 그것도 지난 시즌 자신들을 꺾었던 DRX보다는 G2가 한결 나은 상대라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G2가 그룹스테이지 후반 쑤닝과의 대결에서 연속으로 2번 패한 것도 젠지에게 웃어주고 있다. 물론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상태에서의 안일한 플레이였다는 평가도 있으나, 1번 시드가 3번 시드에게 무너졌다는 점, 그룹스테이지에서 승리한 경기도 썩 압도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자국 리그에서 네 번 연속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릴 만큼의 강팀이었으나, 그룹스테이지의 면모는 이를 증명하지 못했다. LCK 해설위원들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팀”이라고 할 정도로, 경기의 템포가 들쑥날쑥인 경우가 다수 연출됐다.

젠지 또한 ‘룰러’ 박재혁 등 선수들의 컨디션이 난조인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라스칼’ 김광희의 폼이 크게 상승한 점은 고무적이다. 라인에 개입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클리드’ 김태민이 현재 ‘성장형 정글러’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나, 향후 ‘비디디’ 곽보성과 다시금 폼을 끌어올려 합을 맞춘다면 경쟁력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 프나틱전에서 보여준 경기에서 ‘룰러’ 또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팀 전체적인 기복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G2가 지난해 MSI, 롤드컵에서 T1을 꺾은 팀이라지만, 젠지 또한 지난 시즌 상성을 깨고 T1을 격파한 뒤 롤드컵에 진출했다.

두 팀의 경기는 오는 18일 오후 7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 4강도 LCK 내전될까…향후 예상은?

LCK와 마찬가지로 LPL도 8강, 더 나아가서는 4강에서도 내전이 예정됐다. TES와 프나틱의 경기에서는 TES의 승리가 명약관화한 상태며, 쑤닝과 JDG 간의 내전은 JDG의 승리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쑤닝이 LEC 1번 시드인 G2를 잡아내며 조 1위로 진출했으나, JDG는 자국 리그 내에서도 쑤닝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LPL 스프링에서는 2:1로, 서머에서는 2:0으로 각각 JDG가 쑤닝을 잡아낸 바 있다.

두 팀 중 한 팀이 올라가더라도, TES가 프나틱에게 이길 가능성이 높기에 4강에서는 자국 최강 팀과 또 맞붙게 된다. LCK와 LPL 모두 낙관적인 경기결과를 점쳐봐도 4강에서는 모두 자국 리그 내전이 성사되는 것이다.

8강에 두 팀을 올려놓은 LEC는 현재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프나틱은 TES라는 강력한 팀을 8강에서 만나게 됐고, G2는 조 추첨 이후 기쁨을 표했던 젠지를 잡더라도 4강에서 담원을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2019 롤드컵 8강서 담원을 잡아낸 전적이 있다는 것이 G2에게는 위안이 될 수도 있다.

LCK 입장에서는 일단 4강에는 무조건 한 팀을 올려놓을 수 있다. 그것이 어느 팀이 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지만, 경기력이 따라준다면 4강에서도 LCK 내전이 성사되며 나아가서는 3년 만에 결승전에 한 팀을 올리는 성과를 내보일 수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전반전’은 이제 끝났다. 오는 15일부터 진행되는 8강에서 각 팀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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