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내 제2금융권에도 오픈뱅킹 문 열어
대형 저축은행은 자체적으로 오픈뱅킹 준비
중소형 저축은행은 ‘SB톡톡플러스’로 참여
저축은행, 오픈뱅킹으로 서민금융 접근성 높일까

금융당국은 연내 제2금융권의 오픈뱅킹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자료=금융결제원
금융당국은 연내 제2금융권의 오픈뱅킹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자료=금융결제원

연내 제2금융권에도 오픈뱅킹의 문이 열리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소비자 역시 제2금융권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세미나에서 제2금융권으로 참여 확대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까지 참가신청 접수를 받고 11월까지 관련 규정 개정 및 전산개발·테스트를 거쳐 12월에 준비가 완료된 기관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오픈뱅킹이 금융소비자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자는 4095만명, 등록계좌 수 6588만개를 돌파하는 등 국내 경제활동 인구의 약 72%가 오픈뱅킹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픈뱅킹이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리면서 앞으로 도래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고도화 차원에서 저축은행뿐 아니라 상호금융, 증권사 등의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참여자 확대로 활발한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중심의 편리한 금융서비스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6일 “오픈뱅킹 목표는 금융산업에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보다 다양한 금융기관이 오픈뱅킹에 참여해야 하고 앞으로 제2금융권까지 단계적으로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를 위해 디지털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저축은행업계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서는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자체 모바일 플랫폼 구축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은 제한된 권역 내에서만 영업이 가능한데,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하면 영업 권역에 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층의 유입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 중 모바일 플랫폼에서 두각을 보이는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5월 제2금융권으로 계좌이동서비스가 확대된 이후, 저축은행으로 이동된 계좌의 95% 이상이 자사 계좌였다고 설명했다. 계좌이동서비스가 확대된 후 지난 6월 한 달간 저축은행으로 자동이체 계좌 변경이 완료된 건수는 약 3000건이며, 그중 약 2800건이 웰컴저축은행 계좌로 옮겨졌다.

계좌이동서비스는 소비자가 주거래 계좌를 변경할 때 기존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항목 등을 새로운 계좌로 간편하게 옮기는 서비스다. 저축은행으로 계좌이동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저축은행 서비스를 유의미하게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저축은행 중 웰컴저축은행으로 계좌이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성과로 분석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웰뱅의 경쟁력을 보여준 것뿐 아니라 저축은행도 접근이 쉽다면 충분히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사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디지털 사업 확대와 발맞춰 오픈뱅킹 참여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 및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을 잘 모르던 소비자들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다. 또 한 공간에서 1금융권 은행과 함께 저축은행이 운영된다면 고객들이 느끼는 신뢰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저축은행 혹은 저축은행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고객들이 저축은행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에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고객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에 고객 편의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오픈뱅킹 참여를 앞두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플랫폼 고도화로 분주하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저축은행이나 대형 저축은행들은 자사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업데이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의 SB톡톡플러스를 통해 오픈뱅킹에 참여한다. SB톡톡플러스는 디지털 플랫폼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저축은행을 위해 저축은행중앙회가 구축한 플랫폼이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오픈뱅킹 참여 신청서를 내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79개 은행 중 67개 은행은 중앙회를 통해 오픈뱅킹에 참여한다”며 “오픈뱅킹을 통해 높은 수신금리 등 저축은행의 장점을 내세우고 이를 통해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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