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기업에서 글로벌 종합그룹으로 성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파이낸셜투데이=황병준 기자] 한국화약의 개척자 김종희. 한국의 경제발전과 산업화를 앞당긴 기업인으로서 공로를 인정받은 김종희는 지난 2009년 조폐공사가선정한 한국의 인물 100인 시리즈의 주인공으로도 선정됐다.

그가 이룩한 기업 한국화약주식회사는 한국화약그룹을 거쳐 1992년 한화그룹으로 변경됐다. 창업주 김종희는 2세를 통해 내놓으라는 정관계 인사 집안들과 혼맥을 이뤘으며 정계에서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사돈을 맺었으며 백범 김구 집안과도 혼사를 치렀다. 또한 SK, CJ, 쌍용그룹 등과도 관계를 맺으면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는 한화그룹의 혼맥사를 살펴봤다.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1952년 10월 김중희 창업주가 ‘한국화약’을 설립하면서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 중 하나인 한화그룹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한화는 1952년 산업용 및 광산용 폭약류 생산업체인 한국화약(주) 설립을 시작으로 1964년 베어링 및 강구 제조사인 신한베이링을 인수하고 한국화성공업, 경인에너지, 태평 물산 등을 설립했다. 1970년 들어서면서 한화는 사업을 화약에서 무역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전환하면서 다변화를 추진했다.

▲조선화약공판 인수 후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는 김종희 창업주.

그로 인해 1993년 3월 그룹의 명칭을 한국화약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전환했다. 1995년 9개 계열사 통폐합을 발표하고 1998년 빙그레(주)를 계열 분리한다. 2000년대 들어서는 내실 있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건설산업과 함께 유통·레저·금융 산업 등으로 역량을 넓혀 나갔다. 올해 4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35조9,000억원으로 재계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약산업의 개척자

한화그룹의 창업자 故김종희 창업주는 1922년 충남 천안 부대리에서 빈농이었던 김재민의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김 회장은 형제들 중 머리가 가장 촉명하고 덩치도 제일 컸다.

김 회장은 고향 인근의 직산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성환공립심상학교 고등과 1년을 수료하고 1937년 서울 종로구의 경기공립상업학교(현 경기상고)에 입학했다. 당시 경기상고는 국내 최고 명문의 학교였다.
김종희 창업주는 1942년 조선화약공판에 입사했다. 국내 유일의 화약판매 독점업체였던 조선화약공판에서 김종희 창업주는 최초의 한국인 관리사원으로 능력을 펼쳐나갔다.

김종희 창업주 정관계 깊은 혼맥…이후락 전 부장과 사돈
SK·CJ·쌍용과도 연결…백범 김구 집안과도 사돈으로 혼맥

1945년 해방을 계기로 김종희 창업주는 조선화약공판의 지배인으로 경영권을 일임 받았다. 이곳에서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김 창업주는 훗날 회사를 낙찰 받았다.

한국화약 발족

1952년 김종희 창업주는 자본금 5억원의 한국화약주식회사를 발족시켰다. 한국 화약의 서막이 알리는 순간이었다. 1955년 남한유일의 독점생산업체인 조선유지 인천 화약공장마저 인수하면서 해방 후 국내 화약산업은 한국화약과 정부 간의 쌍방독점 형태로 유지되어 한국화약은 정부의 그늘아래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화약 인천공장.

1956년 8월 분상화약 뇌관도화선 등의 생산을 개시했으며, 1957년 국내 최초로 니트로글리세린 시험생산에 성공해 다이너마이트를 생산, 전후 재건사업과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김종희 창업주는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 화약업이는 신념하에 다이나마이트 국산화에 큰 열정을 불태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이름보다 ‘다이너마이트 김’이라고 불렀다.

화려한 혼맥 자랑

한화그룹은 정·제계의 화려한 혼맥으로도 유명하다. 한화는 故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을 비롯해 박정희·노태우 전 대통령과도 혼사를 통해 인연을 맺는다. 또한 SK·GS·CJ 등 국내 대기업과도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김중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강태영 여사와 사이에서 2남 1녀를 두었다. 3남매 중 김 창업주 생전에 치른 혼사는 장녀 영혜씨 뿐이었다. 영혜씨는 故이후락 전 중정 부장의 차남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과 혼인했다. 이후락 전 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실세 중에 실세로 손꼽히는 인물이었다.

이 혼사로 한화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도 먼 혼맥을 형성하게 된다. 이 전 부장의 5남 이동욱씨의 부인은 최종건 SK 창업주의 막내딸 최예정씨다. 예정씨의 사촌오빠인 최태원 SK회장의 부인이 노태우 대통령의 딸 노소영씨이다.

김중희 창업주의 장남인 김승연 한화 회장은 혼사를 통해 5공 정부 시절의 서정화 전 내무부장관과도 연결 된다. 김 회장의 아내인 서영민 여사는 전두환 정권 당시 권력의 핵심이었던 서정화 전 내무부장관의 딸이다. 김 회장은 김중희 창업주 작고 1년 뒤인 1982년, 당시 서울대 약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영민씨와 결혼했다.

김승연, 경영능력 인정

1981년 20대의 젊은 총수로 한화그룹을 넘겨받은 김승연 회장은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명성그룹(현 한화호텔)을 인수하며 유통·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경영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는다.

패기만만한 김승연 회장의 뚝심 경영은 1982년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 인수와 합작사인 경인에너지(현 인천정유)의 경영권 확보에서 빛을 발한다.

모든 임원들이 당시 한양화학 인수에 반대했지만 김 회장은 밀어붙였다. 이 때문에 ‘젊은 혈기로 무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김 회장은 대주주인 다우케미칼의 한양화학 철수는 본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이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김 회장의 추진력과 협상능력으로 한화는 당초보다 싼 가격으로 한양화학을 인수하며 ‘김승연 체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전두환 정권시절 권력자로 꼽히는 장인 서정화 전 장관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고 추측도 있다. 또한 김 회장의 백부인 故 김종철 전 한국국민당 총재도 그의 조력자로 나섰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19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후 자유당 충청남도 도당위원장 및 대한필드하키협회장 등을 지냈다.

1960년 4·19혁명과 함께 퇴진했다가 1967년 천안·천원에서 민주공화당의 공천을 받아 제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계에 복귀했다. 그 후 제8~10대 국회의원으로 민주공화당 충청남도지부 위원장·국회 경제과학 분과위원장 등을 지냈다. 제5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1981년 구 민주공화당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국국민당을 창당해 총재 및 제12대 대통령후보가 됐다. 총재로 당을 이끌면서 1985년 전국구 1번으로 제12대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이후 총재직을 사퇴한 뒤 한국화약 고문으로 활동했다.

백범家와도 혼맥

김종희 창업주의 막내 아들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을 통해 백범 김구 선생의 집안과도 혼맥을 형성하게 된다. 김호연 전 회장은 1983년 김구 선생의 손녀이자 김 신 전 교통부 장관의 막내딸인 김 미 여사와 결혼했다. 김 미의 오빠들인 김 진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김 양 전 국가보훈처장, 김 휘 전 나라기획 이사로 정재계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들이다.

화약 전문에서 제조·건설 성장…유통·금융·레저 사업 성공
‘기업보국’ 경영철학…창업家 3대 김동관 실장 혼맥 관심

김호연 회장과 김 미 부부 슬하에는 동환, 정화, 동만 등 2남 1녀가 있다. 경기고와 서강대 무역학과를 나온 김 회장은 일본 히도쓰바시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외교안보 석사 학위도 땄다.

김호연 회장과 김 미씨의 연예 결혼은 당시 큰 화제를 낳았다. 서강대에 다니던 김 회장과 이화여대에 다니던 김 미씨는 명문가의 자제로서 서로 호감을 갖고 데이트를 즐기다 김 회장이 공군에 입소하면서 한층 각별해졌다. 당시 김 미씨의 연애편지로 김 회장은 훈련생 중 가장 많은 편지를 받아 유명인사가 됐을 정도였다.

굴지의 대기업과 혼사

한화그룹은 창업주 2세를 통해 국내 재계와 혼맥을 형성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재계 총수 집안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몇 다리를 건너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K, GS, CJ, 쌍용 등의 기업들과 연결되어 있다.

김종희 창업주의 딸 영혜씨의 시부인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을 통해 SK와 연결된다. 이 전 부장의 5남 며느리가 바로 최종건 SK창업주의 막내딸 최예정씨다. 또 이 전 부장의 장남 故 이동진씨가 서정귀 전 호남정유 회장의 딸 서옥로씨와 혼인을 해 GS그룹과도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서 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장인인 서정화 전 장관과 6촌 관계의 친척이기도 하다.

또 한화는 김 창업주의 맏손자를 통해 CJ와 연결된다. 김 창업주의 장녀 김영혜씨와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의 큰 아들 이재환씨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의의 장녀인 손희영 교수와 결혼했다. 쌍용그룹과는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의 장인 김신 전 교통부 장관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된다. 김호연 전 회장의 아내 김 미씨의 셋째 오빠 김 휘 에이블리 대표가 쌍용가와 혼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휘 전 이사의 동서는 故 김성곤 쌍용 창업주의 아들 김석동 전 굿모닝증권 회장이다.

김휘 전 나라기획 이사의 부인 한지현씨의 아버지는 한상태 세계보건기구 태평양사무처 명예사무처장인 한상태씨다.

오너 3세 혼맥 재계 관심

한화그룹의 3세들은 아직 대부분이 혼인을 하지 않았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화그룹을 이어받을 0순위로 지목되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실장으로 올해 31살이다. 미국의 명문학교인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공군사관후보생으로 통영장교로 복무했다. 지난 2010년 1월 차장으로 한화에 입사에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동관 실장 밑으로 김동원, 동선 형제가 있다. 삼남 김동선은 지난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부문에서 한국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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