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퇴직연금펀드의 ‘인기몰이’가 지속되면서 총 설정액 4조원 시대를 맞았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와 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은퇴 자산의 수익성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4일 '우리나라 가계의 위험선호 변화 움직임' 보고서를 통해 최근 퇴직연금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 7월 말 현재 전체 400개의 펀드에 설정액이 4조617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말 3조991억원(펀드수 356개)에서 7개월 만에 펀드 수는 44개, 설정액은 1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6천386억원에서 2009년 9천350억원, 2010년 1조5천262억원, 2011년 2조4천692억원으로 매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유형별로는 설정액이 가장 많은 채권혼합형의 경우 작년 말 2조4천482억원에서 지난 7월 말 3조1천595억원으로 7천억원(29%) 이상 증가했으며, 채권형 역시 3천35억원에서 3천621억원으로 19.3% 늘었다.

이울러 수익률 제고와 분산투자를 위한 해외투자형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작년 말 2천196억원에서 지난 7월 말에는 2천828억원으로 28.8% 급증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인컴펀드가 출시되면서 2008년만해도 전무하던 신흥국 국채 등에 투자하는 해외채권형 연금펀드 역시 지난 7월 말 현재 63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퇴직연금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은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년 낮아지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의미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가계는 금융자산 투자 시 안정성을 우선시해 대부분 현금이나 예금으로 운용하는 보수적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최근 고령화·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해외펀드나 위험자산 위주로 퇴직연금펀드에 자금이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지속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가계의 위험선호도는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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