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장의 핵심, ‘나눔 경영’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최근 국내 기업에서는 ‘따뜻한 경영’ ‘사회적 책임’이 경영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와 사회공헌이란 가치가 상호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는 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경쟁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오히려 사회공헌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착한’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달 급여 1% 기부…계열사 임직원까지 한마음 모금
포스코봉사단, 조직적‧체계적 전국 봉사 ‘길잡이’ 성장

포스코(회장 정준양)는 기업이 안정적인 성과를 실현해 국가에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제철보국’의 철학을 바탕으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3년 포스코봉사단 창단 이래 2012년 말까지 연인원 91만2600명이 참가, 총 398만9874시간을 사회 봉사활동에 쏟았다. 

임직원들의 1인당 봉사시간은 10년동안 6.7시간에서 36시간으로, 나눔토요일 봉사활동 인원은 3000명에서 3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그동안 포스코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공기업보다 효율적이고 여타 민간기업보다 투명한 포스코형 경영을 만들어 지속성장하면서 사회와 상생하겠다는 의지다. 

사회공헌이라는 개념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지난 1971년 이미 교육재단을 설립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4개 학교를 운영하고, 1986년 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포항공대를 설립한 바 있다.

1% 나눔운동

포스코는 8일 정기 이사회에서 임직원들이 급여 1%를 기부하고 회사가 기부액에 상응하는 액수를 출연하는 ‘포스코 1% 나눔재단(가칭)’의 설립을 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재단 설립은 임원·부장급 이상의 일부 임직원들이 2011년 10월부터 매달 급여의 1%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1% 나눔운동’을 벌인 게 계기가 됐다. 현재 95%의 참여율 속에 월 1만∼8만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1% 나눔운동에 대한 직원들의 참여가 늘면서 투명한 기금 운영과 임직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사회공헌사업 수행이 필요해졌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재단 설립에는 포스코 특수강·포스코ICT 등 26개 패밀리사(계열사)도 힘을 보태 의미를 더했다. 

재단 운영기금은 올해 임직원 기부금 16억원, 회사 지원금 16억원 등 32억원이 조성되고 5년 내 2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직원 대표와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사업 방향과 기금 집행을 결정하게 된다. 

최근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사업 프로그램으로 포스코가 진출한 해외 빈곤지역의 자립 지원과 국내 소외계층의 모듈러·스틸하우스 건축 등이 호응을 얻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1% 나눔운동은 봉사·감사·나눔의 포스코 기업 문화가 잘 표현된 것”이라며 “이번 재단 설립을 통해 포스코 패밀리 전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조적 사회공헌

인도네시아현지 초등학생들과 포스코패밀리 봉사단의 기념촬영 모습

지난 2003년 5월, 포스코는 지역별로 흩어진 각 지사의 자발적 봉사활동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이기 위해 독특한 조직을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포스코봉사단’이었다. 전국 규모 활동을 벌이는 사회공헌활동이 지역에 더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10년이 지난 현재 포스코봉사단은 그동안 양과 질 모두에서 크게 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봉사활동을 체계화하기 위해 포스코는 ‘봉사지원팀’이라는 사회공헌활동 전담 지원부서도 만들었다. 이 부서는 외부 전문가 채용, 자원봉사 중개센터 개설, 자원봉사 사이버교육 등을 통한 내부 교육프로그램 등을 이끌었다. 

전사 차원의 지원은 매달 셋째 주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하면서 본격화됐다.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가족들까지 지역 복지시설과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일을 정기화하는 계기가 됐다. 나눔의 토요일 봉사인원은 2004년 3000명 수준으로 시작했지만 10년 만인 지난해에는 9200명에 이르렀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도 동참했다. 2009년에는 그룹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봉사단을 ‘포스코패밀리 봉사단’으로 통합했고 2010년에는 세계 곳곳의 사업장에서 일주일 동안 참여하는 ‘글로벌 볼런티어 위크(Global Volunteer Week)’도 시작했다. 

올해 5월의 글로벌 볼런티어 위크에는 22개국에서 5만3000여 명이 참여해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벌였다.

사회공헌, 취미가 되다

최근에는 직원 개인의 역량과 취미를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참여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사회에 더 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사내 스킨스쿠버 동호인을 중심으로 시작한 ‘클린오션 봉사단’이다. 

이는 포항 영일만과 광양만 인근에서 수중 쓰레기, 불가사리 등을 수거하는 봉사활동인데 스킨스쿠버 교육까지 겸한다. 

스쿠버 다이빙에 관심이 있으면 이 과정에 참가해 스쿠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약 100명 규모로 시작한 클린오션 봉사단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개설 3년 만에 회원 수가 약 600명 수준으로 늘었다. 

다문화가정 지원도 주요 활동으로 꼽힌다. 결혼 이주여성들이 다양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한국 시민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주여성들을 모국어 전문 강사로 재교육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포스코는 이런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의 국가이미지까지 동시에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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